나는 외모 콤플렉스가 있었다.
우리 집에서는 TV를 보며 연예인들의 외모를 품평하는 일이 흔했다.
특히 여자 연예인들이 그 대상이었다.
살이 쪘다느니, 생김새가 희한하다느니, 어디를 성형했느니, 늙었다느니 하는 말들이 아무렇지 않게 오갔다.
그 시선은 집 안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언니에게는 살이 쪘다고 했고
언니는 또 나에게 외모에 대한 지적을 반복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언니 역시
자기 얼굴 앞에서 늘 부족함을 먼저 찾는 사람이었다.
어릴 때부터 그런 말들 속에서 자란 나는
자연스럽게 ‘나는 못생겼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거울 앞에서는 늘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부터 보았다.
그러다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친구들이 내 외모를 칭찬해주기 시작했다.
친해서 하는 의례적인 말인지,
가까워지면 더 예뻐 보이는 건지 정확히는 알 수 없었지만
그 말들 덕분에, 내가 그렇게 싫어하던 얼굴이
조금은 괜찮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내가 외모 칭찬을 너무 많이 해서
혹시 그게 독이 될까 봐 걱정됐어.
네가 외모에 너무 신경 쓰게 될까 봐.”
그 말을 듣고 나서야 깨달았다.
외모를 깎아내리는 말뿐 아니라
지나친 칭찬 역시 나를 외모에 묶어둘 수 있다는 것을.
못생겼다는 말과 예쁘다는 말 사이에서
외모로 나를 규정하는 법을 배워왔다.
이제는 그 기준에서 한 발쯤 물러나고 싶다.
외모를 깎아내리는 말이 상처가 되듯
외모를 붙잡는 칭찬 역시 나를 평가의 자리에 세운다.
나는 더 이상 그 자리에 머물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