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에서 배울 수 없다.
"학교에서 우리가 배우는 가장 중요한 것은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에서 배울 수 없다'라는 진리이다."
라고 무라카미 하루키는 말했습니다.
나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칩니다.
줸장입니다.
세상의 모든 직업은 그 나름의 숭고함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끄러운 직업은 없다'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나 또한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이 부끄럽지 않습니다.
'그리 부끄럽지 않다'라는 표현이 좀 더 정직한 듯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가르치는 일이
다른 일보다 더 숭고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모든 직업에 보람이 있듯 이 일에도 보람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개떡같이 이야기한 것 같은데
찰떡같이 알아 듣는 학생을 보면 정말 고맙고 대견합니다.
그렇다고 일부러 개떡같이 이야기하지는 않습니다.
어떨 땐 찰떡같이 이야기한 것 같은데 개떡같이 알아 듣기도 합니다.
'기가찬다'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상황입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일부러 개떡같이 알아듣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적어도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어쨌던 처음 이 글을 읽고 난 후 나는 이 사실을 부정하고 싶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이 사람... 에이 무슨... 촴나... 이 사람이...'
그러나 다른 한편으론 그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학교에서 무언가를 배울 수 있겠지만 ,
그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감히 이야기 할 수 있을까요?
고민하면 할 수록 그의 말에 심각하게 동의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지! 정말 중요한 것은 학교에서 배울 수 없지!' 속으로 말해 봅니다.
'그럼 난 무엇을 학교에서 배웠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딱히 뭐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잘 자고 일어나 보니 이미 비행기 시간을 놓친 것 같은,
뭔가 중요한 것을 놓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래서 '틀림없이 중요한 무언가를 배웠을 것이다!'라고 가정하고
나의 학교생활을 돌아보기로 작정했습니다.
별로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뒤가 찝찝해 이대로 물러날 수는 없습니다.
그럼 학교에서 보낸 시간이 너무 허무해집니다.
아무리 '무라카미 하루키'라 하더라도
그도 인생을 살아가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중 한 사람이며
그의 말이 절대적 진리일 수는 없습니다.
그의 삶의 무게나 말의 힘이
다른 사람의 삶의 무게나 말의 힘보다
더 무겁거나 중요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그의 글이나 생각에 상당히 동의하는 편이지만
이러한 나의 생각 역시
'모든 사람의 삶의 무게나 말의 힘은 동일하다'라는
나의 믿음을 흔들지는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배우는 가장 중요한 것은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에서 배울 수 없다'라는 것'이라는 말은
목구멍에 걸린 고등어 가시처럼 침을 삼킬때마다
더 깊이 목구멍 깊숙히 박힙니다.
그래서 별로 하고 싶지 않은 나의 학교들을 생각해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