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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부 Dec 14. 2019

뮤지션을 위한 홈레코딩 핸드북:믹싱편17 (마무리)

믹싱편을 마무리하며

믹싱의 개념에서 시작한 믹싱편은 보컬 믹싱으로 마무리하였다. 편의상 단계별로 설명하였지만 믹싱은 각 단계를 완성하며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이 전반의 과정을 반복하며 완성도를 높이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 한번의 믹스가 마무리 되었다고 해서 믹싱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믹싱 과정

먼저 믹싱되기 전의 멀티 트랙을 듣고 필요한 작업을 한 후 그 작업이 잘 실행되었는지 평가한다. 그리고 수정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수정을 하고 난 후 다시 평가하고 평가하면서 수정한 부분의 작업이 잘 되었는지 확인하고 또 더 작업할 부분이 없는지 평가하여야한다. 그리고 필요한 부분을 다시 실행하는 무한 반복과 같이 반복되는 과정이 믹싱이라 볼 수 있다. 이 연마의 과정을 거치면서 믹싱의 완성도는 높아진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잠시 쉬는 것이다. 너무 몰입해서 믹싱하다보면 음악에 대한 객관석을 잃게 되고 객관성을 잃은 상태에서 믹싱 작업을 반복하다보면 계획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믹싱을 하고 있을수 있기 때문에 믹싱 중간 중간 쉬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때론 하루, 단시간에 믹스를 끝내는 것보다 몇 차례에 나누어 믹스하는 것도 나쁜 생각은 아닐 것이다. 하루만에 작업하든 며칠에 나누어서 작업하든 중요한 것은 객관성과 방향성을 잃지 않는 것이니 믹싱하는 사람의 성향에 맞게 객관성과 방향성을 잃지 않는 범위안에서 작업하는 것이 좋다.


플러그인


특정한 플러그인이 믹싱에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기는 하지만 특정한 플러그인이 없다해서 믹싱이 불가능해 진다는 말도 사실이 아니다. 지금까지 설명한 믹스 테크닉은 로직을 바탕으로 작성하기는 하였지만 DAW와 플러그인에 상관없이 작업할 수 있는 컨셉위주로 진행하였다. 사실 나는 믹싱작업에는 Pro Tools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Pro Tools가 믹싱에 특화된 프로그램이기는 하지만 로직이나 큐베이스로도 아주 훌륭한 믹싱을 할 수 있다. 그러니 특정한 플러그인이 없어 믹싱을 할 수 없다는 생각을 접어두고 어떤 소리를 만들고 싶은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한 생각일 것이다.


좋은 귀


원론적인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좋은 믹싱을 하기 위해서는 좋은 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좋은 귀는 한번에 그리고 단시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믹싱을 하다보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소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믹싱을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은 초보자라면 주파수를 파악하는 것 부터 차근 차근 익혀나가고 또 믹스가 좋은 음악들을 들으며 좋은 밸런스가 어떤지에 대한 감각을 키우면 된다. 그리고 믹싱 작업을 어느 정도 해 본 경험이 있는 중급자라면 자신이 주로 사용하는 믹싱 도구 즉 DAW와 플러그인에 대해 좀 더 깊은 이해가 필요할 것이다. 물론 중급자라도 더 민감한 귀를 위해 믹스가 좋은 음악을 분석적으로 들으며 예민한 청각을 유지하여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사용하는 플러그인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면 소리를 조각하는 것이 훨씬 더 수월해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장르에 따른 음향적 감각 키우기


자신이 믹스하는 음악이 특정한 한 장르의 음악이라면 다른 장르의 음향적 특징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지만 여러가지 장르의 음악을 작업한다면 각 장르의 음향적 특징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특히 믹싱을 업으로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여러 장르의 음향적 특징을 알아야 한다.


믹싱의 밸런스는 언제나 상대적이기 때문에 음악을 들을때 가장 큰 소리부터 가장 작은 소리를 파악하며 들어보고 또 가장 큰 소리는 다른 악기들에 비해 얼마나 큰지 파악하다 보면 레벨 밸런스 감각이 개발된다. 예를 들어 보컬을 크게 믹스하고 싶다면 자신이 듣기에 보컬이 충분히 크고 음색도 좋은 음원을 선택하여 보컬이 다른 악기들에 비해 얼마나 큰 지 파악하여 자신의 믹스에 적용할 수 있다.


물론 믹싱에서 다른 악기보다 소리를 크게 만드는 것이 단순히 페이더만 올린다해서 되는 것은 아닌 것을 이제 우리는 알고 있다. 볼륨 크기와 함께 이퀄라이저, 컴프레션, 그리고 세추레이션등이 합쳐져서 만들어지니 믹싱이 잘 된 음악을 들으면서 각 악기의 음색을 파악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악기의 음색을 파악하는 방법은 음악을 들을 때 하나의 악기를 집중해서 들어야 하고 그 악기의 전반적이 주파수의 분포에 집중하다보면 자신이 믹스하는 악기의 음색과 자신이 선호 혹은 목표로 하는 음색이 자동적으로 비교되어 자신이 믹스하는 악기의 음색을 조정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감각은 무작위로 여러개의 음악을 듣는 것 보다, 몇개의 음악을 선정하여 반복해서 듣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그러니 좋아하는 노래 중에서 고르는 것이 아주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주파수 반응에 대한 민감도 키우기


장르에 따른 음향적 감각을 키우다 보면 자연스럽게 주파수 반응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다. 물론 오디오 이어트레이닝을 통해 이 감각을 보다 민감하게 만들수도 있다. 주파수 반응에 대한 민감도는 녹음, 믹싱, 마스터링의 모든 분야에 필요한 감각이다. 그러면 믹싱에서 언제 악기의 주파수 반응이 달라질까?


주파수 반응이 달라지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1. 볼륨 레벨 : 볼륨 레벨이 달라지면 음색이 다르게 들린다. 우리의 귀는 같은 악기라도 소리의 크기에 따라 그 음색을 약간 다르게 인식한다. 그러기 때문에 믹싱을 할 때 페이더를 올리면 내릴때 단순히 볼륨만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음색도 같이 바뀌는 것을 인식해야 하고 또 볼륨의 변화가 만드는 음색의 변화도 잘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2. 컴프레셔: 컴프레셔는 음압을 압축하는 플러그인이지만 음압을 압축할 때 컴프레서가 악기의 어떠한 주파수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악기의 음색이 달라진다. 컴프레서는 당연히 음압을 조절하기 위해 사용하고 그 용도가 우선되는 용도이지만 때론 악기의 음색의 느낌을 다르게 만들때 사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킥드럼에 컴프레셔를 사용하면 킥드럼의 소리가 일정하게 되는 효과도 있지만 컴프레서가 킥드럼의 저음대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저음대가 살짝 약해지면서 중음대가 살짝 부각되어 좀 더 밝고 단단한 느낌을 만들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컴프레셔를 사용할 때는 악기의 음색에도 집중하여 의도하지 않게 악기의 음색이 바뀔 정도로 과도하게 컴프레셔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버스 컴프레션을 할때 그 버스에 모인 악기의 음색이 영향을 받기 때문에 더욱 신중하게 컴프레션을 하여야 한다. 컴프레션의 레이시오를 극대화시키면 리미팅이 되니 리미팅 역시 음색에 변화를 준다.


3. 이퀄라이저: 이퀄라이저는 주파수를 조정하는 도구니 두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4. 리버브: 리버브는 공간의 울림을 만드는 도구이지만 리버브로 인해 악기의 음색이 영향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악기의 음색이 리버브로 인해 살짝 부드러워지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잘 이용하여 자신이 원하는 악기와 리버브의 울림의 양을 조절하여야 한다. 그래서 리버브에 이퀄라이저를 사용해 울림의 음색을 조정하는 것이다.


5. 세추레이션: 세추레이션을 음색의 변화의 측면에서 보자면 사실 모든 과정에서 세추레이션이 일어난다. 녹음 역시 공기의 진동을 전기로 바꾸어주는 과정에서도 일어나고 마이크 신호를 증폭하는 과정에서도 일어나고 아날로그가 디지털로 바뀌는 과정에서도 일어난다. 하지만 믹싱에서 이야기하는 세추레이션은 이런 것과는 다르게 배음의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프로그램을 가르킨다. 그 양이 많든 적든 프로그램이 원래의 트랙의 배음에 영향을 주어 다른 음색을 만들어 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세추레이션 프로그램을 사용하며 악기의 음색이 어떻게 변하는지 집중해서 들어야 하고 각 악기에 적합한 세추레이션 프로그램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수백번 듣다보면 질린다?


"같은 곡을 그렇게 많이 들으면 질리지 않나요?"

믹싱을 하다보면, 같이 작업하는 뮤지션들이 종종 묻고 한다. "같은 곡을 그렇게 많이 들으면 질리지 않나요? 나는 멍해져서 이제 판단할 수가 없어요!" 라고 말이다. 믹싱 엔지니어들이 같은 곡, 같은 구간을 수십번 들을 수 있는 비결이 있다. 사실 믹싱 엔지니어들은 매번 다른 것을 듣고 있다.


예를 들어, 스네어 드럼의 밸런스를 잡을 때는 스네어 레벨에 집중하고, 스네어 드럼에 컴프레션을 할 때는 스네어 드럼이 압축되는 정도에 집중하고, 스네어 드럼에 이퀄라이징을 할 때는 스네어 드럼의 음색에 집중하고, 스네어 드럼에 리버브를 추가할 때는 스네어 드럼이 남기는 리버브에 집중하고, 스네어 드럼이 드럼 전체에서 얼마나 큰지를 확인할때는 스네어 드럼과 드럼 전체 음압을 비교하는 것에 집중해서 듣기 때문에 엔지니어는 매번 다른 것을 듣고 있지만 그것을 알 길이 없는 뮤지션은 같은 구간이 이렇게 계속 반복되면 금새 정신을 잃어 버린다.


그러니 믹싱을 오래 하면서 판단력을 잃어 버리지 않는 방법은 식상하게도 집중이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작업에 집중해서 그 작업이 제대로 실행되고 있는지 집중해서 들어야 한다. 그러면 비록 같은 구간을 재생해서 들어도 믹싱하는 사람은 매번 다른 것을 듣고 있기 때문에 음향적 객관성을 잘 유지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매 앞에서 장사없다'는 말을 잘 기억해야 한다. 아무리 매번 다른 것을 들어도 계속해서 듣다보면 청각이 둔해져 객관적 판단력이 흐려지기 때문에 믹싱 중간 중간에 휴식시간을 가져 청각 세포를 쉬게 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


휴식 시간은 청각세포도 쉬게 하고 정신도 새롭게 해 주기 때문에
믹싱하는 시간만큼 휴식 시간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그럼 잠시 쉬고 다시 믹싱에 집중해 보자!!

다음편은 마스터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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