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확행
잘 풀어 얇게 지진 계란 지단처럼 연노랑 감나무 꽃이 피었다.
언제 피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몇 주 전 얼핏 초록 잎 사이로 노란색이 비췄던 기억이 났다.
차양 그늘에 앉아 의자를 한 껏 뒤로 젖히고 연 푸른 하늘을 보고 있었는데, 어느샌가 나는 감나무 꽃 사이로 분주히 날아다니는 통실한 벌들을 보고 있었다.
열네댓 마리쯤 되어 보이는 벌들은 연분홍 어여쁘게 핀 장미에게는 눈길 하나 주지 않고 초록잎파리보다 수수한 감나무 꽃들 사이로 분주히 날아다녔다.
감나무 꽃은 가을에 감이 열릴 자리에 피었다.
둥그런 꽃잎이 밖으로 말려 펴진 것을 보니 암꽃인 듯했다.
가을엔 감이 몇 개나 열리려나 세어 보다 연노랑 감꽃 하나가 툭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중천에서 내리쬐는 햇살이지만, 차양 그늘에 앉아 맞는 산들바람은 뭐라 할까?
소소하지만 확실한 즐거움이다.
아까 떠 왔던 냉수 한잔 마시니 허기가 돈다.
점심으론 막국수나 한 그릇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