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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부 May 29. 2020

감나무 꽃

소확행

 풀어 얇게 지진 계란 지단처럼 연노랑 감나무 꽃이 피었다.

언제 피었는지  수는 없지만    얼핏 초록  사이로 노란색이 비췄던 기억이 났다.

차양 그늘에 앉아 의자를   뒤로 젖히고  푸른 하늘을 보고 있었는데, 어느샌가 나는 감나무  사이로 분주히 날아다니는 통실한 벌들을 보고 있었다.

열네댓 마리쯤 되어 보이는 벌들은 연분홍 어여쁘게  장미에게는 눈길 하나 주지 않고 초록잎파리보다 수수한 감나무 꽃들 사이로 분주히 날아다녔다.

감나무 꽃은 가을에 감이 열릴 자리에 피었다.

둥그런 꽃잎이 밖으로 말려 펴진 것을 보니 암꽃인 듯했다.

가을엔 감이  개나 열리려 세어 보다 연노랑 감꽃 하나가 툭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중천에서 내리쬐는 햇살이지만, 차양 그늘에 앉아 맞는 산들바람은 뭐라 할까?

소소하지만 확실한 즐거움이다.

아까  왔던 냉수 한잔 마시니 허기가 돈다.

점심으론 막국수나  그릇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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