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래돌 프로젝트」 돌 놓는 이야기꾼 - 13
9월의 마지막 탐방이다.
돌 옆에 거미줄이 쳐져 있었다.
내가 무언가 덧대지 않아도
이야기는 알아서 만들어져 간다.
그 이야기들을..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물론, 눈으로 보이는 것도
사진으로 다 담을 수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문득 깨닫는다.
마지막 장소로 픽을 했던
신흥상회 구역은 아무래도
완전히 장소를 바꿔야 할 듯하다.
돌이 뿌리를 내리기도 전에
싸악 정리가 됐다.
공간의 책임자가
충분히 의사를 표현한 것이기에
존중해 드려야..!
고심 끝에 새로운 장소를 찾았다.
재떨이가 가까이 있어 조금 주저되긴 했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재떨이와 긴밀할 수밖에 없는가!)
벽 모서리에 홈이 패인 것이 너무나 끌렸다.
패인 자리에
돌이 들어가 채워주면 좋을 것 같아서이다.
헤어짐은 또 다른 만남이 되어서..
이야기는 끝이 없다.
경계 : 사물이 일정한 기준에 따라 분간되는 한계
나에게 경계는 중요한 키워드다.
내가 생각하는 경계란 ‘자연스러운 인위 또는 인위적인 자연’이다.
말은 이렇게 간단한데, 그걸 인지하는 게 때때로 좀 어렵다.
‘어떻게’ 경계가 만들어진 건지 잘 납득가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러면 하염없이 그 경계를 들여다보곤 했다.
안팎의 경계를 어떻게 정하는 건지, 뭍과 물의 경계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익는 것과 시드는 것의 기준은 어떻게 되는지, 도심과 비도심의 심리적 경계가 어떻게 이루어지는 건지..
문래에 관심을 두게 된 이유 중 하나도 바로 경계다.
시끌벅적한 상업지구와 인적이 드문 산업지구의 경계에 대한 의문.
그러고 보면 영등포는 수많은 경계를 품고 있는 도시다.
(기회가 된다면) 혹 이것이 내 다음 주제일까?
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