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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드리 Oct 19. 2020

엄마가 되고 나니, 숨막히는 교육열

내가 이민을 결심한 이유 1-3

첫째가 6개월이 되던 해 고등부 강단으로 복귀했다. 자식이 생기고 나니 학생들과 교육환경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완전히 달라졌음을 느꼈다.


방과 후, 주말에도 학원을 빼곡하게 다니며 고등학교 시절을 말 그대로 버티고 있는 아이들은 늘 피곤으로 가득 차 있었다. 과열된 교육열로 인해 초등학생, 아니 그전부터 시작되는 조기교육이 많은 고등학생들을 관성에 젖은 좀비로 만들었다. 아이들은 주말 없이 매일 저녁 10시에 학원 스케줄이 끝나고 이후에는 학교, 학원 숙제를 해야 했다. 공부만 하는 아니 공부밖에 할 수 없는 살인 스케줄이 한국에서는 당연하고 지극히 평범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평범한 중, 고등학생들은 시간에 쫓겨 편의점에서 삼각김밥과 초코우유로 저녁식사를 때웠다.


이렇게 고도된 학습 분위기가 과연 우리 아이들에게 득이 될까 독이 될까?


한국의 교육제도는 창의적이고 자기 주도적인 인재를 정말 만들어 낼까?




이러한 교육제도에 모두 이미 많이 적응한 듯, 모두들 이상하리만큼 상황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늘 불안해 보이는 대입제도, 객관식으로 모든 과목을 평가하는 시험제도, 적성보다는 학과목 성적으로 아이의 모든 능력을 평가하는 듯한 어른들의 시선 모두 내가 바꿀 수도 쉽게 바뀌지도 않는 것들이었다. 내가 겪었던 교육과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의 교육은 얼마나 다른가 생각해보면, 미래에 우리 아이들이 받을 교육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처음에는 대안학교나 조금 다른 방식으로 아이를 가르치면 다를 거라고 생각했지만,

한국에 계속 살면 사회적인 이목이나 경쟁구조에서 과연 나나 아이가 온전히 자유로울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해결되지 않았다.


돌연변이로 한국사회에서 사는 것보단 다른 문화를 경험하고 다른 언어를 배우면서 그 안에서 새로운 세상을 보는 이방인이 더 유익할 거라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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