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세월호 생존자 이야기
배는 90도 가까이 기울어지고 있었고 나는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해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 이때부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정신과 의사는 그때 본 것들이 너무 괴로운 기억이라 보호본능이 작용해서 기억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고 한다. 오히려 기억이 안 나는 게 좋을 거라고. 기억을 하게 되면 못 견딜 거라고. 나중에 해경에서 찍은 영상을 봤는데 나는 혼자 세월호 안을 뛰어다니고 있었다. (72-73쪽)
김 작가는 생존자들을 위해 할 일이 많다고 했다. "그냥 생존자가 아니라 생존 피해자입니다. 트라우마 치료, 경제적 지원 등 대책이 필요해요. 트라우마센터만 해도 제주에는 없습니다. 대부분 트라우마는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인데 이것은 확실한 진상규명만이 지울 수 있어요." (경향신문, 2021년 4월 15일, '트라우마·가족의 고통과 성장, 생존자의 스피커 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