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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원더 Jul 12. 2024

프리랜서 1년 만에 깨달은 5가지

어느덧 회사를 그만두고 풀타임 프리랜서 에디터로 일한 지 1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막연하게 내 시간과 에너지를 자유롭게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프리랜서 생활은 그렇게 녹록하지만은 않았습니다.


회사를 다니면서 프리랜서를 꿈꾸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제가 느낀 5가지를 공유해보려 합니다.


첫째, 나를 아는 게 중요합니다.


회사를 다닐 땐 KPI, OKR 등 목표를 설정하고, 분기나 반년마다 평가를 하잖아요. 셀프평가든 동료평가든 말이에요. 내가 해야 할 역할이 회사에서 주어지고, 반강제적으로 목표 설정도 하게 되는 구조죠. 출퇴근 시간, 근무 환경같이 의무적으로 고정되는 환경도 그렇고요.

그런데 회사를 나오면 정말 다 내가 모든 걸 컨트롤해야 합니다. 제겐 상상했던 것 이상이었는데요.


내가 일할 때 어떤 성향인지, 어떤 환경이나 시간대에서 더 효율적으로 일하는지도 비교해봐야 하고요.


무엇보다 커리어에 대한 목표 설정,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지 셀프 점검을 철저하게 해야 해요. 이게 아무도 시키지 않으니까 제쳐두기 쉬운데요. 주기적으로 업에 대한 내 태도, 성과, 아쉬운 점, 목표를 점검하지 않으면 방향이 흔들리기 쉽더라고요.


어떤 방식으로든 스스로를 살펴보는 시간을 많이 갖는 게 중요하다는 걸 요즘 더 많이 느끼는데요. 글로 써보든 누군가한테 고민을 털어놓든 다 좋은 것 같아요.


그만큼 회사생활 할 때보다 외롭기도 하고 어려움도 있지만, 반대로 나에 대한 고민의 깊이가 어느 때보다도 더 깊어진다는 장점은 있는 것 같아요.


이런 과정을 통해 내가 회사 생활이 더 적성에 맞을지, 프리랜서로 일하는 게 더 적성에 맞을지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고요.

둘째, 나를 파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회사 소속일 때의 몸값과 퇴사 후 비소속일 때의 몸값은 다릅니다. 이게 정말 무서우리만큼 현실이라는 걸 배운 시간이기도 했는데요. 회사를 다니면 매년 연봉계약을 하잖아요. 회사를 나오면 그런 게 없어요. 더 냉정하게 능력 위주로 돈이 오고 갑니다.


그래서 나를 전략적으로 팔아야 해요. 보통 회사의 동료 소개로 일감을 받잖아요. 그런데 저는 좀 커리어 방향을 틀어서 일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프로젝트를 찾아서 포트폴리오를 제출해야 했어요. 그래서 내 경력 중 셀링포인트를 고민해서 포트폴리오를 여러 버전으로 작성했어요.


그러다가 최근 프리워커들을 모집하는 프리에이전트에 합류해서 장기적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꼭 프리랜서가 아니더라도요. 회사를 다니고 있더라도 앞  으로의 커리어 방향성으로 고민하면서, 어떻게 나를 팔지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셋째, 내가 받은 돈 이상의 값어치를 해야 합니다.


회사다닐 때, 일이 너무 많으면 월급만큼만 일하자고 생각하곤 하잖아요. 그런데 회사를 나오면 그런 건 통하지도 않을 뿐더러, 그 월급이 굉장히 소중하다는 걸 깨닫게 돼요. 하나의 일이 다음 일로 연결되려면, 무조건 내가 받은 돈 이상의 가치를 줘야 하거든요.


요즘 정말 불경기잖아요. 이게 작년-올해의 프리랜서에게는 굉장한 변수가 되었어요. 요즘 기업에서는 일을 아웃소싱으로 빼는 것 자체가 부담이잖아요.  그래서 저는 일이 주어지면 페이만큼이 아니라 페이보다 더 잘하려고 신경을 많이 썼어요.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할 때도 더 나이스하게 하려고 신중히 했고요.


넷째, 네트워킹은 생각보다 더 더 중요합니다.


회사에서 좋은 관계를 맺는다는 건 참 중요하잖아요. 저는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동료가 중요한 수준을 넘어서 거의 필수조건처럼 느껴졌어요.  


무엇보다 일하면서의 여러 생각을 동료와 나누고 싶은데 혼자서 일을 하다보면 외롭다는 생각이 자주 들더라고요.

그리고 일이라는 게  결국은 누군가와의 연결고리에서 나오잖아요. 자주 만나다 보면 동료애도 느낄 수 있고, 또 예상치 못한 기회를 얻게 되기도 한답니다.


다섯째,  거절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사실 지금도 어려운 건데요. 다 아시다시피 프리랜서에게 일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고 그렇잖아요. 그리고 일이 곧 들어올 것처럼 이야기되다가도 코앞에서 어그러지기는 경우가 많아요.


그럴 땐 별 생각이 다 듭니다. 내가 뭘 잘못했나 싶고요. 거절이 돈이랑 직결되니까 받아들이는 게 쉽지는 않은데요. 그래도 내가 바꿀 수 없는 상황에 대해 너무 자책하면서 감정소모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너무 어려울 땐 누군가에게 도움을 적극적으로 요청하는 것도 방법이고요.


이렇게 1년간 프리랜서로 지내면서 그 어느때보다도 저  에 대해 객관화를 하게 됐어요.


누구든 언젠가 퇴사를 하게 되잖아요. 결국 사업을 하든 프리워커로 일하든 독립적으로 일해야만 하는 순간이 찾아올 텐데요.


보시는 분들 중에 퇴사를 고민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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