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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진 Apr 03. 2020

뻔한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치열했던 일주일이 흘러가고 있다.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조금의 여유가 생겼고 시계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주는 정말 단 하루도 뻔한 날이 없었다. 눈을 뜨고 출근을 하면 걸어가는 길에서도 난데없이 무언가 튀어나왔고, 회사에서는 상상도 못 한 이슈가 등장하곤 했다. 좋게 말하면 매일이 새롭고 신선했다. 나쁘게 말하자면 에너지 소모가 굉장히 심했고 정신적으로 갇혀있는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그만큼 내게 이번 주의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누군가의 시간도 어디선가 똑같이 흘러가고 있었겠지만 내게는 그 농도가 훨씬 진했음을, 금요일의 길어진 해를 바라보며 깨닫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신기한 것은 밤늦게까지 모니터 앞에서 헤매고, 머리를 쥐어짜고, 끝없는 토론을 했던 밤들이 그다지 기억나질 않았다. 선명히도 기억이 남는 시간이라고는 일주일 간의 노력이 담긴 기획안을 마감했던 오늘 점심뿐.


유독 생각이 풀리지 않았던 수요일 즈음이었던가. 답답한 마음에 펼쳤던 책에 적혀있던 어느 글귀가 있었다. 단 하루도 뻔하지 않았던 이번 주를 돌이켜보니 이렇게 찰떡일 수가 없다.

그토록 많았던 슬픈 저녁은 잊히지만,
어느 행복했던 아침은 잊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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