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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진 Apr 25. 2023

찐 배려는 이런 건가

브런치 글을 쓰지 않은 지 오래됐지만, 문득 눈앞에 펼쳐진 짧은 순간을 마치 사진작가처럼 남기던 순간이 떠올라 작가의 서랍에 글을 저장하지 않고 올리는 것 같다.


퇴근 지하철, 열차에 올라타자마자 옆에서 한바탕 실랑이가 시선을 낚아챘다. 누가 봐도 키 185cm 이상에 건장한 젊은 청년이 목발을 짚고 있었고 바로 앞에는 70대로 보이는 어르신이 당신의 노약자석을 양보하고 있었다.


분명 열차 내에는 “교통노약자석”으로 명명되어 있었기에 순간 뇌정지가 왔지만 상황을 쭉 지켜봤다. 젊은 청년은 다음 역에 내리니 충분히 괜찮다며 어르신의 배려를 사양했고, 어르신도 곧 내리신다며 계속 자리에 앉지 않으셨다. 자리의 주인은 누구였을까.


청년은 실랑이 끝에 결국 그 자리에 앉았고 “교통노약자석” 한 자리에 앉아 있던 40대 어머님이 어르신께 자리를 배려하며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다.


진심으로 누군가를 배려하는 데는 오히려 눈에 보이는 많은 부분들이 그 장벽이 되고 있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밤, 서로를 찐으로 배려했던 세 사람 모두 좋은 밤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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