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그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고 많은 발전을 이룬 좋은 나라임은 분명하지만 한편으로는 사기꾼이 판치는 나라라는 오명은 여전하다.
피해를 예방하거나 구제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법조차 오히려 사기꾼에게 유리한 상황을 마주할 때면 사람들은 울분을 쏟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하지만 당한 자의 고통일 뿐, 당한 자의 무지일 뿐으로 치부하고 때론 피해자의 탓이 되어버리기도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우리 모두가 겪을 수도 있는 일이기에 개개인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법이 제대로 역할을 다 할 수 있고 나아가 내 것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서두부터 사기에 관한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사실 작가의 창작물이 도난당하는 경우도 마치 사기꾼에 사기를 당한 기분과 별다를 바 없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어서다.
어떤 무언가를 만들어냄에 있어서 작가의 시간과 노력은 물론이거니와 그 사람의 살아온 역사가 자연스레 묻어있기도 한다. 그렇게 자신만의 특별함이 담기기까지 홀로 고독을 견디고 스스로와 고군분투하며 고뇌의 흔적을 지나 진심이 담겨 완성이 된다.
한 작품에는 작가가 경험하고 느낀 모든 게 고유의 개성이 되어 버무려져 있다.
예를 들면, 내가 좋아하는 타인을 지나치게 동경해서 겉으로 보이는 모든 걸 다 똑같이 따라 한다 해도 깊은 내면과 분위기만큼은 내 맘대로 가질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남의 것을 쉽게 탐하려는 자가 창작의 고통을 헤아릴 리 없겠지만, 그런 긴 고뇌의 과정을 거친 결과만을 쏙 빼서 모조리 훔쳐간다면 앞으로 그 누가 세상에 자신의 이야기를 탄생시키려 하겠나 싶다.
사람들은 예술분야에 관한 창작물을 마음대로 가져다 쓰는 일은 흔히 범죄라고 인식하지 못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요즘같이 예술분야 콘텐츠 시장이 세계적으로도 더 커지고 AI가 발전한 세상에서는 모든 창작물이 저작권 보호를 받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다. 제도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좋아 보이는 것들을 훔친 그 사람은 쉽게 자기 것으로 만들어버린 성취감과 희열 행복감을 얻고, 나쁜 사람에게 한 순간에 뺏긴 사람은 두려움과 트라우마가 깊어져 더 이상 이 세상에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토록 좋아 보여 결국 훔쳐버린 작가의 세계를 앞으로 영원히 볼 수 없단 뜻이다.
과연 이게 진정 아무 일도 아닌 거라 말할 수 있나 싶다. 정말 피해가 아니라고 생각하나? 정신적 살인이 더 무섭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법이 쫓기 전에 스스로에게 기회를 주는 일이 먼저이길 바라고 바란다.
세상에 일어나는 절망들을 희망으로 바꾸려 노력하는 이들을 위해
어리석은 욕망을 누르고 서로 존중한다면 결국 돌고 돌아 미래에 당신이 탄생시킬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도 지키는 길임을, 보호받는 길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 역시도 다시금.
아무리 생각해도 모든 건 각자 제자리에서 나만의 빛을 낼 때 가장 아름답다는 걸 모두가 알았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