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 터널 끝, 그 마지막 한 걸음

by 이음하나


함께 울고 웃었던 선생님들은

몇 년씩 알고 지낸 지인보다도 더 편했다.


겉모습은 세상 걱정 하나 없어 보였지만, 하나둘 꺼내 놓는 이야기들은 모두 그렇지 않았다.
저마다 근심과 상처가 조용히 드리워져 있었다.

우리는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는 연습을 했고,

또 누군가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는 법을 배웠다.

자격증을 취득하고 헤어질 때 서로 아쉬워했지만, 막상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는 일은 너무나도 아무렇지 않았다.
그곳에서 나누었던, 어디에서도 말하지 못했던 상처들의 공감은
마치 비밀 상자에 넣어두고 영원히 열지 않기로 한 순간들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모두 일상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나는 그 여운이 오래 남았다.
예전보다 훨씬 맑아진 내 마음은 더 공부하고 싶은 욕심을 만들어냈다.

지금 이 정도의 마음이라면, 나도 누군가의 아픔을 들어줄 귀가 되어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편입을 하기로 결심했다.

놀랍게도, 공부하는 내내 공황과의 싸움에서 대부분 이겼다.
완전히 사라졌다고는 할 수 없지만,

가끔 마주칠 때면
예전처럼 휘둘리지 않고 오히려 내가 먼저 강하게 밀어냈다.


내가 단단해지니 공황도 쉽게 다가오지 않았다.

이제 공황의 터널 끝에 다 닿아 이제 한 걸음쯤 남은 것 같다.

순간순간 문득,

숨이 막히고 죽을 것 같은 공포가 찾아올 때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스스로를 다독이는 숨결로 빨리 되돌릴 수 있었다.

무엇보다 고마웠던 건, 흔들리던 내 밑에서도
우리 아이들이 너무나 평온하게 잘 자라주었다는 사실이다.
수업 준비로 아이들의 심리 상태를 체크했을 때
밝고 맑고, 또 차분하게 자라고 있다는 검사 결과지는
나를 다시 살게 하는 힘이 되었다.

그리고 그 결과지 속에서,
아이들 곁에 항상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다행이다.
내 어둠과 공포가 아이들에게 물려주지 않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