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마흔을 기다립니다.

쓰디쓴 현실에 달콤한 사탕이 되길..

by 이음하나

너무 다렸다.

몇 살이세요? 물었을 때 당당히 마흔이에요!

할 수 있는 그런 날.

왜 그런 날을 기다렸냐고?

사주팔자에 나는 마흔에 편해진다고 으니까.


나는 태어나길,

엄마도 아빠도 동생도 있는 집의 한마디로 k장녀였다.

형편이 좋지 않아서 아니 어려워서

넉넉함을 모르고 자랐다.

어린 동생은 늘 내 몫이었고

그래서 친구들과 떡볶이 한 번을 마음 편히 먹지 못했.

그래도

단 한 번도 동생이 밉거나, 탓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가느다랗고 검으튀튀한 발가락이 작은 샌들 앞으로

빼꼼히 나와 땅에 닿는 발가락이 참 안쓰러웠으니까.

반지하의 방 두 개,

화장실인 줄 알았던 집안의 보일러실,

주방 바닥에 묻혀있는 커다란 고무통 펌프는 근처도 못 가게 무서운 존재였고 그것보다 더 두렸웠던건,

밤마다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 옆집여자의 옆에 딸린

공동 화장실이었다.


지금도 그 집은 꿈속에 나오면,

더럭더럭 눈물이 나는 공포스러운 가장 잊고 싶지만

잊히지 않는 내 어린 시절 악몽이다.


어느새 세 아이의 엄마이고 기다린 마흔이 되었다.


하지만 어린 시절의 반지하의 공포보다 더한

마흔의 현실의 공포.


어른이 되면 더 잘 살 수 있었을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어른이 되어보니

매일 아니 매시간마다 세상을 살아가는 이 순간순간을

목구멍까지 뜨거운 물이 오르는 두려움과 불안감에

살고 있다.


그래도 우리가 살아내고 있는 건

쓰디쓴 현실의 입안에

달콤한 사탕 한 개가 들어오는 행복도 있기에

그 달달함을 기대하며 살아가는 것 같다.


그 달콤한 사탕은

멋진 집, 차, 명품등 물질이 될 수도 있지만

"너무 잘 해내고 있어요!"라는 말처럼

칭찬의 응원의 '말 한마디' 일수도 있다.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달콤한 사탕처럼 힘이 나는 말을 해 줄 수 있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