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_나는 노인의 뒷모습을 보았다.

인생의 시계는 마지막까지 멈추지 않길..

by 이음하나

동네에 새로운 산책로가 생겼다.
ai가 대단하니 뭐니 해도
나는 사람이 제일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모두 지나
또 한 번의 여름이 가고
이제 가을이 시작될 무렵.

가장 산책하기 좋은 날에
길이 열렸다.

반가운 마음으로 강아지와 산책길을
나서 한 시간쯤 걸었는데
새로 깔린 바닥이라 그런가
피로도가 훨씬 적은 느낌이다.

산책길 가운데로는 천이 흐르고,
돌담 사이로 머리가 희끗한 할아버지의
뒷모습이 보였다.
몇 발자국 더 걸으니 또 다른 할아버지가,
그리고 띄엄띄엄 곳곳마다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들이 앉아 계셨다.

누구와 대화를 나누는 것도 아니고,
자전거를 곁에 둔 분도 있었고,
그마저도 없이 홀로 앉은 분도 있었다.
모습은 달라도 모두 ‘할아버지’라는 이름으로 닮아 있었다.

신기하게도 할머님들은 안보이더라..

흐르는 물을 바라보는 모습이
어찌나 외로워 보이는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실까..

한때는 잘 나가던 젊은 청춘이셨을 테고
오후 한 시면 점심을 마치고
퇴근시간까지 바쁘게 일하셨을 테고
고단한 삶일지언정
가족 위해 온 힘을 다하셨을 텐데

무엇이 그토록
그들의 시계를 멈추게 하였는지..
가슴 한편이 뜨거워졌다.

예전에 시니어 취업에 대해 알아본 적이 있다.
동사무소, 구청에서도 노인을 위한 일자리가 준비되어 있다 했지만
막상 찾아보니
정작 필요한 분들에게는 닿지 못했다.

나이 제한도 있었고,
경력이나 전공을 따지는 경우도 많았다.
결국 일자리가 절실한 어르신들은
그 문턱조차 넘기 어려웠다.

나는 생각한다.
나의 미래를 위해서도, 우리 사회를 위해서도
노인의 행복은 반드시 중요하다고.

멈추었던 노인의 시계도
활기차게 흘러가기 바란다.

흐르는 물을 바라보는 모습이
더 이상 애처롭지 않기를..

그리고 마지막까지 인생이 아름답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