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만 번지르르 속은 맹탕 연예인
메이크업 일을 하다 보니
촬영장에는 늘 연예인이 가득했다.
촬영장이 열악해서 커튼 하나 친 사이로
여러 사람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앞팀은 모두 준비를 마치고 나갔고
나만 커튼 뒤에서 정리를 하고 있는데
남자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눈다.
들려오는 대화는
입에도 귀에도 담기에 거북한
내용들이었다.
온통 여자 이야기.
그리고 저질스러웠다.
아주 많이.
수위 높은.
도대체 누가 이런 사람 많은 촬영장에서
저런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떠들고 있는지
여기 사람이 있다면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나 때문에 당황할 것 같았다.
더 이상은 있을 수 없어
커튼을 확 걷고 나가려는데
한 사람은 연예인이고 한 사람은 일반인.
나도 그 사람이 연예인인 줄 알았다면
더 늦게 나갔을 것이다.
상상도 못 한 게 너무 말이 험했기 때문에..
그 연예인의 외모는 뛰어났고
평소 화면에서도 젠틀한 이미지로
여자들의 인기를 한 몸에 샀다.
나는 믿을 수가 없었다.
'너 나한테 왜 그래...ㅠ 나 너 좋아했는데...ㅠ
정말 네가 이 저질스런 대화의
주인공이라고...?ㅠㅠ'
한껏 실망을 하고 나가려는데
놀라지도 않는 그 연예인의 모습이
너무도 화가 났다.
보통 그런 상황에선 당황하지 않나?
눈빛하나 흔들림 없이 당당했다.
오히려 뭐? 어쩔? 이런 상황..
내가 더 당황했던..
그 후로 연예인은 다 저런 건가 싶어
한동안 다 이상하게 보였다.
하지만 보이는 이미지보다
훨씬 더 좋은 사람들이 많았다는 거!
좋은 사람들은 당당하게 실명을 밝혀본다.
그것을 깨어준 연예인이
어리바리 대명사인 코요테의 김종민 님은
내가 본 연예인 중에서도
아주 젠틀한 기억이다.
누가 바보라 그랬는가!! 그는 너무 스마트했다.
그냥 딱 사람이 좋았다.
그리고 장영란 님 역시
주변 코디들이 입을 모아 칭찬했고
메이크업 아티스트 어시인 하찮은 나에게도
인사를 해주며 아주 귀하게 대해준 기억이다.
좋은 사람이라고 기억되는 사람은
늘 사람을 대할 때 다정했다.
그리고 말이 고왔다.
반반한 인물로
자신은 뭘 해도 다 된다는 그 뻔뻔한
연예인은
이제 더는 활동을 하지 않는 것 같다.
내 사회생활에 두 번째 이상한 사람이었다.
겉모습은 상품성이 뛰어난
잘 익은 수박인데
안을 열어 보니 하나도 익지 않았던
결국 누군가에게도 달콤함을 전해주지 못한
쓸모없는 수박이 된 신세.
겉모습에 속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