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이상한 사람

소문만 무성히 진실을 알려주지 않고 떠난 동료

by 이음하나

메이크업 일을 하다가
들쑥날쑥한 스케줄에 안 되겠다 싶어
회사에 취업을 했다.

우연히 알바를 시작했던 곳에
본사 직원을 모집한다는 소식에
기회다 싶었다.

4대 보험에
규칙적인 근무 시간과
급여는 아주 매력 있었다.

무엇보다 매일 같이 함께 일하는 '동료'라는 것이
생겨서 재미있었다.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었지만
이 팀 저 팀 진짜 모두가 한 팀처럼 잘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주 매력적인 후배가 들어왔다.
후배는 나보다 나이가 10살쯤 많았는데
얼굴도 예쁘고
결혼도 하고 행복한 사람 같았다.

지금부턴 후배의 호칭을 언니로 바꿔본다.
우린 그냥 나이대로 편하게 부르고
지냈기 때문에 언니가 편하다.

그 언니의 눈은 마치 블랙홀 같이
깊고 진하고
사이사이 가닥가닥 속눈썹은
말할 때마다 그 매력은 쏙 빠지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아주 자상한 시어머니가 있었다.

함께 사는 시어머니는 자주 도시락을 싸서
가져오기도 했고
매일 사 먹는 밥 물려 지친 우리에겐
그 도시락은 구세주 같았다.
아낌없이 나누어주는 언니에게 무한 감사를
했던 기억이 난다.
밥값이 굳어서 그럴지도..

함께한 지 어느덧 1년.
나는 다시 직장을 옮기게 되었다.

정이 담뿍 담긴 팀을 떠나서 아쉬웠지만
헤어짐은 금방 또 익숙해졌다.
그러다 오랜만에 동료들과 만남을 약속했는데
언니가 안보였다.

궁금해서 물었더니
내가 그만두고 몇 개월쯤 지났을까
언니는 종적을 감추었다고 했다.

근처 일했던 사람과 눈이 맞아
바람나서 도망간 사람이 되어 있었다.

나는 믿을 수가 없었다.
그 좋던 언니가 도덕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는 것에
믿기지가 않았다.

그리고 상대의 존재가 더 놀라웠다.

여기저기 쑥덕쑥덕 한바탕 난리도 아니었고
시어머니가 와서는 언니를 찾고
난리도 아니었다고 했다.

그렇게 언니는 남자와 눈 맞아 바람나서
도망간 여자로 전설 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진실은 그 누구도 모른다.

언니의 깊고 깊은 눈은
지금 생각해 보면,
슬픔이 짙었다.
그리고 무언가 공허하다.

후에 들은 소식으로는
시댁에서 엄청난 간섭으로
아주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것 또한 진실일지 아닐지 모른다.

우리가 맛있게 나누어 먹었던 도시락은
어쩌면 언니에게는
올드보이의 군만두였을지 모른다.

지겹게.
지겹게도
물리고 물렸는데

지독하게.
지독스럽게도
질리고 질리게 했을지도..

지금은 세월이 많이 흘러 모두 소식이 끊겼다.

가지런한 이를 내보이며
예쁜 미소로
나를 부르던 그 언니.

매력 있는 눈으로
나를 보던 그 언니.

어디선가 아주.
아주 잘 살고 있길 바란다.


내가 만난 세 번째 이상한 사람...



소문의 모든 것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
우리는 소문의 진실 따위보단
입에 오르락내리락하기 좋은
가십거리를 더 믿고 따른다.

입에 오르기 전에

진실을
바르게 볼 수 있는 눈을 갖고,
제대로 들을 수 있는 귀를 갖고,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을 먼저 갖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