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이상한 사람

욕심이 삼킨 피아노 학원 원장님

by 이음하나

우리 큰아이가 일곱 살쯤 되었을 때였다.
아파트 단지 앞에는 작은 피아노 학원이 있었다.
그 아래에는 문방구와 슈퍼가 있었고,
아이들이 바글바글 몰려들어 늘 활기가 넘쳤다.
그 길을 지날 때마다 들려오던 피아노 소리가 참 듣기 좋았다.

이제 한글도 알고 곧 학교에 들어가니
피아노를 배워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나는 아이의 손을 잡고 학원 문을 열었다.

우리를 맞이한 선생님은 우아하고 차분한 분이었다.
첫인상부터 믿음이 갔다.
아이만 좋다고 하면 바로 등록하려던 참이었다.

선생님은 자신은 원장이 아니라고,
몸이 좋지 않은 원장님 대신
잠시 학원을 맡아 운영 중이라고 하셨다.

등록을 마치고 아이는 그날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수업이 끝난 후 데리러 가보니
아이는 너무나 신이 나 있었다.
“엄마, 나 피아노 또 치고 싶어!”

그날 이후 아이는 선생님을 무척 좋아했다.
화장실을 갈 때도 선생님이 함께 다녀왔다며
고마워하기도 했다.

그렇게 몇 년이 흘렀고,
아이도 선생님도, 학원도 참 좋았다.
나 역시 주변 엄마들에게 학원을 추천했다.
아이들을 정말 사랑하는 좋은 선생님이라고.



하지만, 어느 날
선생님이 학원을 떠나야 한다고 하셨다.
몸이 회복된 원장님이 돌아오셨다는 이유였다.

“새로 학원을 차리시게요?” 묻자
선생님은 미소를 지으며
“그건 어렵겠어요. 원장님과 약속했거든요.”
라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우리는
좋은 선생님과의 인연을 보내드렸다.


그 후, 원장님이 돌아왔다.
하지만 아이들이 하나둘 학원을 떠났다.
우리 아이만은 피아노가 좋아서 계속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가 말했다.
“엄마, 나 피아노 가기 싫어.”

이유를 물으니,
“원장님이 무서워. 못하면 화내.”

고민하던 어느 날,
친정엄마가 아이를 데리러 갔다가 깜짝 놀라 돌아왔다.

“그 학원, 애 보내지 마라.”

엄마 말에 의아해하자,
원장은 엄마를 붙잡고
한 남자아이의 흉을 보며 화를 냈다고 했다.

“애가 정신이 나갔는지, 점퍼를 난로 위에 올려놨다니까요!”

아이 탓을 하며 씩씩대는 그 모습에
엄마는 기가 막혔다고 했다.
나중에 그 아이에게 물으니,


“추워서 점퍼를 따뜻하게 하려고 올려놨어요...”

그때 엄마는 말했다.
“그 학원, 공기가 너무 싸늘하더구먼
난로 하나로는 아이들이 버틸 수가 없어.”




그 원장은 결국 학원을 잃었다.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학원을 맡겼다가,
대신 운영하던 선생님이 학원을 키우자
욕심이 생겨 다시 빼앗았다.
하지만 그 욕심이 결국 모든 걸 무너뜨렸다.


욕심은 끝이 없다.
그리고 그 욕심 때문에
정말 소중한 것을 잃게 된다.

아이들의 마음,

부모님의 신뢰.


적당히 멈출 줄 아는 지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까?


점퍼가 난로 때문에 터져
솜털이 휘날렸다고 했다.

원장님 속도 터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