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넛 열매를 알기 전 알던 입욕제라곤 향이 진하기로 유명한 어느 브랜드의 배쓰밤, 버블바 뿐이었다.
SNS에 올라오는 해당 브랜드 입욕제들은 물에 퐁당 담그면 알록달록 예쁜 색깔이 물에 퍼지며
반짝반짝 별을 풀어놓은 듯 우주 같은 느낌으로 인스타그래머블한 아이템으로 사용하기 좋아보였다.
나 역시 SNS에서 보았던 입욕제에 현혹되어 사용해본 적이 있지만 예쁜 건 정말 잠시뿐.
입욕을 마친 후에 욕조와 몸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반짝이들을 보고 있노라니
씻은 것 같지 않은 기분과 함께 욕조 청소도 해야 하는 번거로움만 남았더랬다.
제로 웨이스트 시작 후 알게 된 소프넛 열매.
주로 의류 세탁과 설거지에 사용하고 있던 차에 입욕까지 도전해보았다.
제로웨이스트의 대표 아이템이라 할 수 있는 소프넛 열매는
천연 계면활성제인 사포닌을 함유한 무환자나무열매다.
소프넛 열매에 있는 사포닌은 친수성과 친유성을 모두 갖춘 배당체라서
계면활성 효과가 있고 물과 섞이면 거품이 잘 난다.
소프넛 열매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선 침출 과정이 필요한데
반나절 이상 물에 담가두거나, 끓는 물에 우려내는 방식이 있다.
플라스틱 보틀도 버리지 않고 활용하여 소프넛 열매를 5알 정도를 넣고 침출하여 사용하고 있다.
거품 목욕에 소프넛 열매를 활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소프넛 추출액을 욕조에 넣고 물을 받아주면 끝.
입욕에 사용한 소프넛 추출액은 이미 설거지로 한 번 침출한 이후라
그다지 진하게 우러나오진 않은 상태여서 소프넛 열매도 함께 넣어주었다.
흔들어주면 거품이 더욱 잘 나기 때문에 샤워기 수압으로 거품이 잘 일어나도록 했다.
시중에 판매되는 배쓰밤이나 버블바 못지않게 거품이 잘 일어났다.
전에 사용해보았던 입욕제들은 바디워시 한 통을 고체화 시킨 것과 다름없다는 것을 알게됐다.
미세 플라스틱과 같은 마이크로 비즈도 잔뜩 들어있어
환경에 좋지 않지만 이런 사실을 아는 사람은 잘 없는 듯 하다.
소프넛 열매는 자연에서 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안심이다.
이번에 입욕제 대용으로 소프넛 열매를 사용해 보니 몸을 씻는 데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아무래도 천연이라 사진처럼 풍성한 거품이 오래 유지되진 않았지만
세정이나 환경적인 측면에서 소프넛 열매가 우수한 것 같다.
첫 시도에 성공적인 결과를 맞아서 뿌듯했던 날.
내 살림 소프넛 열매 더 예뻐해주고 아껴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