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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팔월 Feb 17. 2021

나의 소비에 책임을 지기로 했다

화장품 분리배출 방법

 직업 특성상 메이크업이 필수인 나는 풀 메이크업이 일상이었더랬다. "하늘 아래 같은 빨강은 없다"를 외치며 립스틱, 아이섀도, 치크 등 여러 종류의 화장품을 소비했다. 이렇게 메이크업을 하면 지우는 것도 일. 화장은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에 아이 리무버, 클렌징 오일, 폼클렌징까지 구입하다 보면 욕실 안팎은 언제나 화장품으로 포화 상태가 되곤 했다.


 소비는 신나는 일이다.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게 이유인 것 같다. 신상품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왔고 나는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치질 못하는 것처럼 이끌리듯 매장으로 들어가 새 상품을 사서 나왔다. 소비는 늘 즐거움을 안겨주었고 새 제품이 쌓일수록 구입한 지 오래된 제품들은 기억 속에서 잊혀갔다. 그러다 문득 쌓여있는 화장품을 보며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굳게 마음먹고 악. 착. 같. 이. 사용하기로 했다. 목표는 공병으로 만드는 것. 이것이 나의 미니멀 뷰티 라이프의 첫 순간이 되었다.


@처음으로 바닥까지 박박 긁어 쓴 폼클렌징 공병


 우리 집은 다행히도 남편과 내가 화장품을 같이 쓰고 있다. 그렇기에 화장품 교체 시기가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바닥에 가까워지면 빨리 비워내고 공병 배출하고 싶어서 드릉드릉 콧구멍이 벌렁벌렁하게 되는데 이게 작은 기쁨이 된다. (빨리 써버려!!) 화장품 교체 시기가 빨라진 만큼 쌓여있던 화장품을 금세 꺼내어 쓸 수 있게 되었고 이는 자연스레 소비를 막아주는 장치가 됐다. (같은 화장품을 오래도록 쓰면 금세 또 질려서 다른 걸 사버렸을 테니) 소비가 막히니 화장대도 점점 비워지고 배출되는 쓰레기 양도 줄어들어갔다. 이렇게 다 쓴 화장품은 버리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그럼 화장품 공병은 어떻게 버려야 할까.






비운다, 세척한다, 건조 후 분리 배출한다

 내용물을 다 썼다면 공병을 깨끗하게 세척하여 잘 말리고 분리배출 원칙에 따라 용기를 배출하면 된다. 만약 내용물을 다 쓰지 못했다면 티슈 등을 이용해 깨끗이 닦아내고 만약 이마저도 어렵다면 내용물이 들어있는 채로 일반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려야 한다.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

내용물을 깨끗하게 비우고 세척한 뒤, 다른 재질로 된 뚜껑이나 스티커 등은 제거하고 분리 배출한다.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


유리 소재의 화장품 용기

내용물을 비우고 세척한 뒤 플라스틱 뚜껑이나 금속 뚜껑을 제거하고 유리로 분류하여 분리 배출한다. 

@유리 재질의 용기


펌프나 스포이트

펌프나 스포이드는 다양한 재질로 이루어진 물질이다. 

때문에 재활용이 어려워 종량제 봉투에 담아 일반 쓰레기로 배출하여야 한다. 

@펌프가 있는 화장품 용기


튜브형 화장품

반을 잘라 내용물을 깔끔하게 사용하여 분리 배출한다.

혹 기타(OHTER)로 표기되어 있을 경우엔 일반 쓰레기로 배출한다. 

@튜브형 화장품



 공병을 배출한 후로 알게 된 사실 하나는 생각보다 화장품 용기의 재활용률이 낮다는 거다. 대부분 복합 재질로 이루어져 있는 데다 크기가 작아 열심히 세척하여 분리 배출한다고 해도 선별장에서 일반 쓰레기로 분류된다고 한다. 기업은 이런 소비자들을 위해 제조 과정부터 폐기를 생각하여 생산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용기는 재활용이 가능한 재질로 선택하고, 재활용 마크를 화장품 단상자가 아닌 본품에 표기하는 것과 같은 노력 말이다


 아직은 화장품 용기 재활용에 대해 갈 길이 멀어 보이지만 기업 못지않게 개인도 책임 있는 소비를 시작하여 의식의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할 것이다. 나에게 정말 필요한 제품이 맞는지 꼼꼼히 살펴보고 구입하고, 구입을 했으면 끝까지 사용하는 책임 있는 소비를 같은 거 말이다. 빠른 시일 내에 화장품 용기의 재활용률이 높아졌다는 긍정적인 소식이 들려오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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