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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팔월 Dec 08. 2020

꽁꽁 숨기는 게 능사는 아니다

수납의 원칙

정리를 떠올리면 누구나 수납을 먼저 생각한다. 사용하기 쉽게 하기 위해 전부 꺼내놓거나 또는 깔끔해 보이기 위해 안 보이는 곳에 마구 집어넣기도 한다. 하지만 수납에도 원칙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보편적인 집의 형태는 안방, 욕실, 주방 등 각각 용도에 따른 장소가 나누어져 있기 때문에 수납하려는 물건도 각 장소에 맞는 곳에 있어야 하고 위치에 맞게 수납이 되어있어야 사용과 정돈이 용이해진다. 정리의 시작은 처분이라는 것과 처분에 대한 방법을 지난 글에서 살펴보았다면, 이번엔 처분하고 남은 물품을 어떻게 수납할지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효율적인 수납을 위해선 수납의 원칙 5단계를 지켜야 한다. 장소 → 가구/위치 → 수납방법 → 수납 도구 → 유지 순으로 생각하고 수납을 하는 것이다.  장소와 위치는 서로 다른 개념이다. 장소는 안방, 욕실, 거실 등 집의 특정 공간을 이야기한다. 반면 위치는 해당 장소의 어느 곳에 수납을 할지 수납을 하고 싶은 특정한 공간(위치)을 뜻한다.






1 장소

수납의 원칙 첫 번째는 장소이다. 먼저 우리 집에 도마를 새로 구입했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도마를 어디에 둘 것인지부터 생각하게 될 것이다. (물론 자연스럽게 주방을 떠올리게 되겠지만) 그렇다면 도마를 두는 장소는 어떤 기준으로 결정을 하게 될까? 첫 번째는 용도이다. 물품이 가진 어떠한 용도로 인해 해당 장소를 선택하고 그 장소에 두려고 할 것이다. 도마는 주방에, 침대는 침실에, 신발은 현관에, 섬유 유연제는 세탁실에 두는 식으로 물품이 가진 용도에 맞는 장소를 선택하는 방법이 있다. 두 번째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란 이 물건을 사용하게 되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다. 즉, 이 물건을 누가 사용할 것인지, 특정인만 사용한다면 그 사용자의 공간에 물건을 두면 된다. 자녀가 있는 집이라면 아이 방에 장난감을 둘 것이고 서재를 마련해 둔 집이라면 업무에 필요한 노트북은 서재에 두는 것이 사용자에 따른 장소 지정이다.



2 가구/위치

수납의 원칙 두 번째는 가구와 위치이다. 수납할 장소를 정했다면 어느 가구에 수납할지를 정해야 한다. 사이즈에 맞는 가구를 선택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동선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매일 마스크를 끼고 외출해야 하는 요즘이라면 현관 신발장에 마스크를 두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외출 시엔 반드시 현관을 지나쳐야 하고 외출하기 직전에 마스크를 꺼내게 되면 불필요하게 마스크를 찾아 돌아다니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동선을 고려한 수납은 사용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게 되고 물건의 위치를 기억하기 쉽게 해 준다. 동선 외 가구 내 어느 위치에 수납할지도 고려해야 한다. 주방은 크게 상부장, 조리대, 하부장으로 나뉜다. 사용빈도가 낮은 물건은 상부장 또는 하부장에, 사용빈도가 높은 것은 조리대나 선반에 두는 것이 효율적이다. 상부장에 수납하는 것은 가급적 가볍고 사이즈가 작은 것들을 수납하고, 부피가 크고 무거운 것은 하부장에 두는 것이 좋다.



3 수납방법

수납의 원칙 세 번째는 수납방법이다. 수납을 결정한 위치에 수납하기 위해 가구의 형태와 크기를 보고 수납할 물건의 형태와 크기를 반영하여 수납 방법을 결정한다. 수납방법에는 세로 수납(세우는 방법)과 가로 수납(쌓는 방법)을 두 가지가 있다. 보편적으로 세로 수납으로 수납 시 개방감이 느껴져 더욱 넓어 보이는 효과를 주고 사용이나 공간의 효율성을 준다.



4 수납 도구

수납의 원칙 네 번째는 수납 도구이다. 앞서 수납방법에서 수납할 가구의 형태와 크기를 보고 수납할 물건의 형태와 크기를 확인하였다면, 결정한 수납방법과 수납할 공간에 알맞은 수납 도구를 결정하면 된다. 여기서 수납 도구란 바스켓이나 압축봉, S자 고리, 선반 등이 해당한다. 간혹 우리는 수납할 공간이 없을 때 대뜸 수납 도구부터 구입을 하는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줄자를 이용해 실측한 뒤 구입하는 것도 좋지만 반드시 수납방법이 결정된 후 그에 따라 수납 도구를 선택함이 마땅하다. 수납 도구를 먼저 선택 후 수납방법을 고민하게 되면 애써 구입한 수납 도구를 사용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5 유지

마지막 수납의 원칙은 유지이다. 최적의 수납을 하였다면 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수납의 이상적인 비율은 수납공간의 70% 이하로 수납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첫째, 물건을 찾기가 쉽다. 여유로운 공간에서 쉽게 훑어보기만 하면 내가 찾는 물건이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물건을 찾기 위한 불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둘째, 물건을 넣고 빼기가 쉽다. 너무 빡빡하게 수납이 되어 있으면 물건을 꺼낼 때에도 꺼내고자 했던 물건 외 다른 물건이 쏟아져 나올 수도 있다. 그리고 사용한 물건을 다시 넣을 때에도 기존에 수납되어 있는 물건이 수납을 어렵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셋째, 공기 순환에 좋다. 물건도 적절한 온습도를 유지하고 있어야 손상되지 않는다. 그래서 어느 정도 간격을 두고 수납을 하는 것이 공기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이유가 된다.




이처럼 수납의 원칙을 통해 수납하는 법을 알고 유지하고 있다면 이제 하루에 30분만 투자해 정리하는 습관을 들여보자. 사용한 물건을 제자리에 가져다 놓는 습관,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버리는 습관, 쓰레기를 바로바로 버리고 비우는 습관 같은 것 말이다. 이렇게 수납의 원칙을 알고 적용하고 유지한다면 살림을 가꾸는데 많은 에너지를 들이지 않고 내 살림을 예뻐해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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