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도서관을 활용하여 무료로 전자책 읽기
부모님과 같이 살던 어린 시절에는 '독립'이라는 두 글자에 대한 로망으로 가득했었다. 혼자 독립 후의 내 모습에 대해 이런저런 상상을 하곤 했는데, 그 상상 속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던 것이 바로 '서재'다. 한 쪽 벽면 전체에 빼곡히 책으로 들어찬 멋들어진 서재에서 스탠드 조명 아래 책을 읽는 상상 속 내 모습에 취하곤 했다. 하지만 현실이 언제나 상상과 같을 순 없는 법. 작은 원룸에서 책이라는 존재는 나에겐 사치품으로 전락해 버렸다. 사회 초년생(심지어 경제적으로도 완전 독립을 한 상태) 에겐 책값은 너무 비쌌고, 책이 늘어갈수록 집은 좁아져갔다. 버리기엔 내용이 좋아서, 추억이 깃들어서 따위의 이유로 몇 번의 이사에도 계속 가지고 다녔었는데 더 이상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전자도서관'에 대해 알게 되었고 책에 대한 내 관점은(비싸고 자리를 많이 차지하지만 차마 버릴 수 없는) '전자도서관'을 알기 전과 후로 나뉠 정도로 작은 혁명이 일었다.
전자도서관이란?
지역 및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대여/반납하듯 오프라인 도서관 시스템을 전자화한 것
전자도서관은 문자 그대로 도서관을 전자화 한 것이다. 지역 도서관이나 학교 도서관에서 대여증을 만들어 책을 빌리고 반납하고 하는 오프라인 시스템을 그대로 온라인화한 것으로 전자도서관에서 대여하는 책을 e-북 또는 전자책이라고 일컫는다. 이렇듯 전자기기를 통해 자유롭게 독서가 가능하기 때문에 페이퍼 리스paperless 가 가능해져 집에 처치 곤란한 책들을 전자책으로 대체할 수가 있다. 사용 가능한 전자기기로는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전자책 전용 단말기 등을 통해 가능하다. 그럼 지금부터 자세히 전자도서관을 이용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평소 즐겨 이용하던 도서관이 전자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전자도서관을 운영하는 곳에 별도의 회원가입을 해야 한다. 지역 또는 학교마다 달라서 오프라인으로 방문하여 대여증을 만들어야 이용 가능한 경우도 있다. 나의 경우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터라 방문할 수 있는 시간이 없던 관계로 인터넷 회원가입만으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곳들을 찾아보았다. 그중 두 곳을 소개하려 한다. 첫 번째는 강남구 전자도서관이고, 두 번째는 경기도 사이버 도서관이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서울/수도권답게 회원가입만으로 전자도서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원칙상 서울/경기인에게만 제공되도록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회원가입 시 반. 드. 시. 해당 소재지 주소를 기입해야 한다. 만약 서울/수도권에 아는 사람이 없어서 주소를 모르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그렇다면 맛집을 검색하자. 맛집 주소를 입력해도 이용할 수 있다.
전자도서관 회원가입이 끝났다면 이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해야 한다. 교보문고, 알라딘, 예스24 등 전자도서관으로 검색하면 다양한 결과가 나오는데 내가 회원가입한 전자도서관에서 지원하는 어플을 다운로드해야 한다. 참고로 강남구 전자도서관은 교보문고와 예스24를, 경기도 사이버 도서관은 교보문고를 지원한다.
다운로드한 전자도서관 어플에서 [도서관 검색]을 하고 미리 회원가입 해둔 아이디/패스워드를 입력하고 로그인을 한다. 그 뒤 원하는 전자책을 찾아서 [대출] 버튼을 누르면 열람을 할 수 있다. 이때 주의해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대출이 가능한지 확인하는 것이다. 실제 오프라인 도서관도 책마다 보유하고 있는 권 수가 다른 것처럼 전자도서관도 대출 가능한 전자책의 권 수가 정해져 있다. 도서 제목 밑에 3/3, 1/5, 0/2 등의 표시가 바로 그것인데 앞의 숫자는 '대출 중인 도서 수'이고 뒤의 숫자는 '도서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도서 수'이다. 예를 들어 (0/2)는 해당 도서를 2권을 가지고 있고 현재 대출받은 인원은 0명이라는 뜻이다. 그 밖에 (3/3)이면 해당 도서를 3권을 보유하고 있고 현재 3명이 대출 중이라는 뜻으로 이럴 경우는 즉시 대출이 불가하다. 이럴 땐 다른 사람이 반납하면 바로 볼 수 있도록 [예약]을 걸어두는 것이 좋다. 또한 반납기한이 정해져 있어 책을 미처 다 읽지 못했더라도 기한이 되면 자동으로 반납이 되니 유의하자.
내가 느낀 가장 큰 장점은 서두에 언급한 대로 바로 페이퍼 리스paperless 라이프가 가능해졌다는 거다. 더 이상 무거운 책을 들고 이사를 다니지 않아도 되고, 작은 집을 더 좁게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그 외에도 전자도서관을 무료로 이용하면서 도서 구입 비용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데다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 원할 때 책을 빌려서 볼 수 있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꼽는 단점으론 읽고 싶은 책이 없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신간의 경우 유로로 제공하는 사이트에선 구입해서 볼 수 있지만 무료의 한계인 것인지 전자도서관에는 최신작은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나는 이것이 엄청난 단점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굳이 신간이 아니어도 읽을 책은 많고, 내가 읽어야 할 책도 많아서다. 다만 약간의 불편한 점이 있다면 신간을 제외하고도 도서관 규모에 따라 책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여러 전자도서관에 가입하기를 추천한다.
코로나19로 외출이 꺼려지는 요즘, 굳이 방문하지 않아도 마음껏 책을 볼 수 있는 건 디지털화된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책 냄새를 맡으며 한 장 한 장 책을 넘기며 읽는 맛은 아날로그 도서에 비할 수는 없지만 전자책이 가지고 있는 장점 또한 명확한 것도 사실이다. 혹시나 전자책에 흥미가 있어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무료로 쉽게 접근 가능한 전자도서관을 먼저 이용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