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소리가 유리창을 뚫고 들어온다
커튼을 열고 얼굴을 내 밀어 본다
수분을 가득 머금은 바람이 얼굴을 감싼다
'비가 왔으면 좋겠다'
간단하게 조식을 먹고 아침 산책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우연을 가장한 비가 내린다
우산을 쓰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비틀거린다
근처 마트에서 이천 원짜리 우비를 샀다
비바람을 온몸을 맞아본 적이 언제였던가
순간 자유로움을 느꼈다
길을 따라 어디에서도 춰 본 적 없는 춤을 춘다
힐끔힐끔 쳐다보는 누군가의 시선은 부러움이었으리라
나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으면 영화처럼 아름다웠으리라
나를 옥죄고 있던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멀어지는 일은
어쩌면 간단하고도 쉬운 일인지도 모른다
우연을 가장한 비는 오전 내내 그칠 줄을 모른다
by. 달콤한 게으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