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별오름
여러 해 제주를 들렀지만 하얗게 일렁이는 억새는 처음이었다.
아니, 어느 해 늦가을에 본 억새는 기억이 나지 않는지도 모른다.
기억은 늘 제 멋대로니까.
오름에 올라 먼 바다의 낙조가 보고 싶어 산책길을 나섰다.
보드라운 막새 바람에 쏴~하고 일렁이면
하얀 억새가 붉게 물들어 어지러운 마음이 차분히 젖어들 것 같았다.
그러나 이내 하늘은 검게 물들며 한 두어 방울씩 비를 내린다.
쳇, 맘대로 되는 게 아무것도 없다.
그래도 간다. 비 맞고 간다.
새별오름 산책
by. 달콤한 게으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