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탐조생활

by 도토리






그 날은 유난히 햇살이 찬란했던 날이었고 회사 앞 작은 정원에서는 이름은 모르겠는 새 한쌍이 자유로이 노닐고 있었다. 너무 귀엽다는 생각을 하면서 바라보니 따스한 봄날이라선지 연애를 하고 있었던 거다.

새소리를 들으며 카페 창으로 내다보는데 나도 모르게 혼잣말이 나왔다.

'아.. 너네 연애하는구나.. 부럽다.'

어머.. 나도 참 주책이다.. 절레절레...라고 손사래를 치면서 흐뭇하게 구경을 했다.


그 구경이란 게 제법 즐거워져서 새들이 자주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 이전 후에 가장 좋은 게 창을 열면 새소리가 잘 들린다는 거였는데, 회사 마당에 있는 나무에 새집을 하나 걸면 예쁘기도 하고 새들도 자주 놀러 오지 않을까? 왠지 그럴싸하고 멋진 생각인데 싶어서 대표님께 여쭈니 하고 싶은 대로 하라신다. 오예-


요즘 나는 회사에서 전원 주택살이 간접경험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일을 해야하는데...허허..

낮시간을 가장 오래 보내는 장소이다 보니 아무래도 이것저것 뭔가 저지르게 된다.

내가 좀 일을 잘 벌이는 편이기도 하고..(괜찮아. 주말이야.)


자리로 와서 나는 어느새 인터넷으로 검색을 시작했다. 야생 새모이, 새 모이, 새집, 새장...

검색을 하다 보니 나는 사실 알을 낳는 새집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새들의 방문을 유도하는 버드피딩용 새집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하! 나는 새집을 샀는데 새들이 오지 않을까 걱정을 했지만, 사실 먹이만 주면 되는 거였다.





버드 피딩(Bird Feeding)
새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





당장에 버드피딩용 새집과 모이로 쓸 해바라기씨 등을 구입했다.

예쁜 새집을 살까도 했지만 새 친구들이 얼마나 방문해줄지 몰라서 우선은 저렴한 제품으로 선택하고.

제발 영업 잘되게 해주세요하고 누구에게든 빌어본다.



찾아보니 외국에서는 버드 피딩 활동을 활발히 한다고 한다.

그리고 모이통 검색 중 리뷰를 보다가 생각 외의 용도로 쓰이는 것을 보게 되었는데 집안에서 바깥구경을 좋아하는 고양이들을 위해 창밖에 모이통을 설치했다는 리뷰가 그것이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우리나라의 주거형태상 아파트 고층의 경우 아랫집에 의도치 않은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주로 주택에서 이루어지는 것 같기는 했다.

나도 주택이었다면 우리집 치즈들을 위해 창밖에 달아주고 싶다. 우리애들도 새소리 좋아하는데-



또 궁금해진 건 버드 피딩을 하면 야생 새의 야생성을 방해하는 것일까하는 점이었다. 내가 생태계를 교란하는 걸 수도 있으니까...? 그러다 아래와 같은 글을 보고 안심하고 버드 피딩을 하기로 결심했다.

유익한 활동이야.. 이것은!



버드 피딩은 새들의 삶을 더 쉽게, 우리의 삶을 더 즐겁게 만들어준다.
대부분의 경우 야생조류에게 먹이를 주는 것은 괜찮을 뿐 아니라 그들에게도 좋다. 모이통에서 얻는 칼로리와 영양의 추가 증가는 번식 기간 동안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버드 피딩을 하는 사람은 자연에 참여하고 생태에 대해 배우고 세상을 조금 더 나아지게 만들기 위해 그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조심스럽게 행해지는 한 사람과 새 모두에게 유익하다.
출처 :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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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와도 모이가 젖지 않도록 뚜껑이 달려있다.





탐조 생활 1일 차 : 손님 0.

일하느라 계속 보고 있을 순 없긴 하지만 아직 손님이 하나도 없다. 호에엥..

여기가 맛집이라고 소문이 났으면 좋겠는데...어떻게 영업을 해야 하지?

오시는 걸음걸음 해바라기씨를 놓아두고 싶은 심정이다.



"어서 와. 새들아. 여기 맛있는 것들이 잔뜩 있다구~ 먹고가서 친구들한테 소문도 좀 내고 그래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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