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ers!
바깥으로 향한 문을 살짝 밀어 열고 그늘이 드리운 이곳과 달리 반짝거리는 뜨거운 햇살이 가득한 바깥으로 조심스레 한 발을 내밀어 보았다. 발을 땅에 딛기도 전에 들이마신 숨에 더운 공기가 훅-하고 들어온다. 아- 안 되겠다.
나는 산책을 할 작정이었다. 차갑고 건조한 이곳에서 한 걸음만 내딛는다면 우릴 기다리고 있을 뜨거운 여름이 주는 불맛을 만끽할 텐데. 우리가 담겨있는 이 건물이 커다란 냉장고처럼 느껴진다. 유난히도 차갑고 건조한 냉장고. 지극히 평범한 여름이 주는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우리는 여기 내내 갇혀있다.
내년에도 여름은 오겠지만, 내가 지금 기억하는 이 여름은 아닐 테니까.
한강에서 모기에 한쪽 다리를 내어주고 먹던 컵라면과 새우깡의 추억.
편의점 앞 노상에서 덥다는 말을 연발하며 아무리 마셔도 갈증이 해소되지 않아 새벽까지 마시던 캔맥주.
여름 더위보다 더 뜨거운 숯불에 다 같이 둘러앉아 땀을 뻘뻘 흘리면서 구워 먹던 삼겹살.
유난히 땀도 많은 사람과 에어컨이 있으나마나한 가게를 골목골목 찾아다니며 맛 탐험가라도 된 듯 굴던 여름날들.
우리는 늘 괴롭고, 여름의 술은 늘 맛있었는데.. 괴로움은 여기 있건만, 어디 갔을까 나의 여름은.
나는 늘 혼자인 것이 편한 세로토닌형인데 이런 나조차 그 시절이 슬슬 그리워진다.
이렇게 지겨운 날들마저도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나에게 주어진 오늘은 한 번뿐이기 때문이겠지.
2021년, 모든 것이 들끓고 그럼에도 미지근한 여름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