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쓰는 마음과 사업을 하는 마음은 하나다
책을 쓰는 마음과 사업을 하는 마음은 하나다
책을 쓰고 저자가 되고 나서 공허한 기분이 들었다. 책을 쓰면서 나는 나의 인생을 정리하게 됐다.
나의 첫 책 <어서 와! 독서와 글쓰기는 처음이지?>를 쓰면서 내가 갖고 있던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참고 참다 터져나오는 분노 원인을 찾게 됐다. 해결하지 못해 나아가지 못했던 심리적인 나의 문제를 찾고 해결할 수 있었다. 막상 출간을 거듭하면서 작가는 됐지만,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쳤다. 글만 써서 먹고 사는 일이 막막해 보였다. 나는 사람들의 문제가 무엇인지 찾기 전에 나의 문제를 찾아보기로 했다.
책을 쓴 작가로 먹고 살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작가로써 유명세를 떨치기 전까지 이름 없는 무명 작가에게 글쓰기는 생계 수단이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자책을 순식간에 17권 출간한 이유도 투자 비용 대비 효과적이기 때문이었다. 책 출간과 강의를 연결하게 되면서 온라인 마케팅에 대한 공부가 절실히 필요해졌다.
온라인 마케팅 공부를 위해서 마케팅 관련 서적 도장깨기를 해서 10여 권을 읽었다. 책을 읽은 후 내가 깨달은 건. 시작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이었다. 나의 필요가 아니라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 주고자하는 진정성 있는 문제 해결 의식이라는 걸.
책을 쓰는 작가와 사업을 하는 경영자, 언뜻 보면 다른 영역에 있는 사람들처럼 보인다. 작가는 문장을 다듬고, 경영자는 숫자를 다듬는다. 하지만 이 둘이 도달하고자 하는 목적지는 놀랍도록 일치한다. 바로 '고객의 마음'이다. 작가에게는 독자가 고객이며, 사업가에게는 재화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이가 고객이다. 아무리 훌륭한 문장으로 채워진 책이라도 읽어주는 독자가 없다면 일기장에 불과하고, 아무리 혁신적인 제품이라도 사주는 고객이 없다면 창고의 재고일 뿐이다.
최근 온라인 마케팅 서적들을 탐독하며 내린 결론이다. "마케팅의 본질은 결국 고객을 위한 서비스(Service)다."라는 것이다. 이는 고객에게 친절하게 응대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고객이 가진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해결책을, 그들이 있는 곳에, 그들이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하는 모든 일련의 과정이 바로 서비스이자 마케팅이다.
많은 이들이 마케팅을 화려한 광고나 현란한 기법으로 오해하곤 한다. 하지만 진정한 마케팅은 '누가 내 고객인가'를 정의하는 것에서 시작해, 그들을 내 울타리 안으로 부드럽게 이끄는 정교한 설계도 위에서 완성된다. 오늘 나는 마케팅의 본질과 설계의 미학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왜 좋은 상품이 외면받는가
시장에는 매일 수많은 책이 쏟아지고, 새로운 사업 아이템이 등장한다. 개중에는 정말 훌륭한 콘텐츠와 품질을 가진 것들도 많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다수는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한 채 소리 없이 사라진다. 저자나 창업자는 억울해한다. "이렇게 정성 들여 만들었는데, 왜 사람들은 몰라줄까?"
문제는 '상품' 그 자체가 아니라 '관점'에 있다. 많은 공급자가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것'이나 '자신이 잘하는 것'에만 집중한다. 일명 '공급자 중심의 사고'다. 그들은 "좋은 물건을 만들면 고객이 알아서 찾아올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에 의존한다. 하지만 정보의 홍수 속에서 고객은 알아서 찾아오지 않는다.
또한, 타깃이 불분명한 것도 큰 문제다. "모두를 위한 책", "누구나 쓸 수 있는 서비스"는 매력적으로 들리지만, 마케팅 관점에서는 "아무를 위한 것도 아닌 것"과 같다. 타깃이 넓어지면 메시지는 흐릿해지고, 마케팅 예산은 허공에 흩뿌려진다. 고객이 어디에 있는지,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 채 허공에 외치는 메아리는 소음일 뿐이다.
마케팅 근시안과 STP의 부재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을 학술적으로 분석해보면, 테오도르 레빗(Theodore Levitt) 교수가 주창한 '마케팅 근시안(Marketing Myopia)'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레빗 교수는 기업이 고객의 니즈(Needs)가 아닌 제품(Product) 자체에만 매몰될 때 쇠퇴한다고 경고했다. 예를 들어, 철도 회사가 자신들을 '운송 서비스업'이 아닌 '철도 사업'으로 규정했기에 자동차와 항공기의 등장에 밀려난 것과 같다. 책을 쓰는 사람이 자신을 '지식 서비스 제공자'가 아닌 '글 쓰는 사람'으로만 한정 짓는다면, 독자의 변화하는 니즈를 읽지 못하게 된다.
또한, 마케팅의 기본 전략인 STP(Segmentation, Targeting, Positioning)의 실패가 주된 원인이다. 시장을 세분화(Segmentation)하고, 그중 내가 공략할 표적 시장(Targeting)을 정해, 그들의 마음속에 나만의 위치(Positioning)를 잡아야 하는데, 이 과정이 생략된 채 '판매'에만 급급한 것이다.
고객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줄 전문가를 원한다. 그런데 공급자가 "나는 이것도 잘하고 저것도 잘합니다"라고 말하면, 고객은 신뢰를 느끼지 못한다. "나는 당신의 이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해 줄 유일한 사람입니다"라는 메시지가 없을 때, 고객은 지갑을 열지 않는다. 즉, 타깃 고객의 '페르소나(Persona)'가 명확하지 않고, 그들의 서식지(Channel)를 파악하지 못한 것이 실패의 근본적인 이유다.
퍼널 설계와 고객 생애 가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치밀한 '마케팅 퍼널(Marketing Funnel)' 설계가 필요하다. 퍼널 이론은 깔때기처럼 넓은 입구에서 다수의 잠재 고객을 유입시켜, 단계별로 걸러내어 최종 구매자로 만드는 과정을 뜻한다. 과거의 AIDA 모델(Attention-Interest-Desire-Action)이 이를 설명하는 고전적인 이론이라면, 현대에는 이를 더 세분화하여 '리드(Lead) 확보'와 '관계 구축'에 초점을 맞춘다.
첫째, 고객에게 가볍게 접근해야 한다(Lead Magnet).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에 나오는 '상호성의 원칙'을 기억해야 한다. 처음부터 무거운 상품을 팔려고 하면 고객은 도망간다. 무료 소책자, 유용한 체크리스트, 무료 강의 등 가치 있는 것을 먼저 '무료'로 제공하여 고객의 연락처(리드)를 확보해야 한다. 이것이 고객을 위한 첫 번째 서비스다. 고객은 부담 없이 가치를 경험하고, 공급자를 신뢰하게 된다.
둘째, 정교한 타깃팅과 채널 선정이다. 내 서비스가 필요한 고객이 누구인지 인구통계학적(나이, 성별) 특성뿐만 아니라 심리적(관심사, 고통, 욕망) 특성까지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한다. 인스타그램에 있는지, 네이버 블로그에 있는지, 특정 커뮤니티에 있는지 파악하여 그 길목을 지켜야 한다. 피터 드러커는 "마케팅의 목표는 판매를 불필요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고객을 너무 잘 알고 이해하여 제품이 스스로 팔리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셋째, 기대 수익률(ROI)과 고객 생애 가치(LTV)의 계산이다. 마케팅은 투입 대비 산출이 명확해야 한다. 단순히 광고비를 쓰는 것이 아니라, 한 명의 잠재 고객을 데려오기 위해 얼마(CAC: Customer Acquisition Cost)를 쓸 것인지, 그리고 그 고객이 평생 나에게 얼마의 이익(LTV: Lifetime Value)을 가져다줄 것인지 계산해야 한다. 리드 퍼널을 촘촘하게 짠다는 것은, 무료 고객을 유료 고객으로, 저가 상품 구매자를 고가 상품 구매자로 전환시키는 '가치 사다리(Value Ladder)'를 설계하는 것을 의미한다.
조밀하게 짜고 순서대로 실행하라
이제 이론을 넘어, 책 쓰기와 사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4단계 실천 방안을 제안한다.
타깃 페르소나 정의 (Who) 내 책이나 서비스를 읽고 이용할 단 한 사람을 상상하라. 그 사람의 이름, 나이, 직업, 그리고 현재 겪고 있는 가장 큰 고통과 밤잠을 설치게 하는 고민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적어라. 모든 기획은 '한 사람'을 만족시키는 것에서 시작한다.
고객의 서식지 파악 및 채널 구축 (Where) 정의된 페르소나가 정보를 얻는 곳이 어디인지 파악하라. 3040 주부라면 맘카페나 인스타그램, 5060 남성이라면 유튜브나 밴드일 수 있다. 그곳에 나의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그들의 언어로 소통을 시작하라.
거절할 수 없는 제안과 리드 마그넷 설계 (What & How) 고객에게 가볍게 건넬 '미끼(Bait)'를 만들어라. "당신의 고민을 10분 만에 해결해 줄 PDF 요약본"과 같이 작지만 즉각적인 효용을 주는 무료 아이템을 배포하라. 이를 통해 잠재 고객의 DB를 확보하고, 이메일이나 뉴스레터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가치를 제공하며 신뢰를 쌓아라.
가치 사다리와 퍼널의 자동화 (System) [무료 콘텐츠 -> 저가 전자책/강의 -> 고가 컨설팅/심화 과정]으로 이어지는 상품 라인업을 구성하라. 각 단계마다 기대수익률을 설정하고, 고객이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장치(이메일 시퀀스, 리타겟팅 광고 등)를 순서대로 배치하라. 배치 과정이 조밀하게 짜여 있어야 고객의 이탈을 막을 수 있다.
마케팅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다
마케팅 서적을 읽으며 깨닫는 것은, 마케팅은 '고객을 얼마나 사랑하고 아끼는가'에 대한 증명이라는 점이다. 내 상품을 팔기 위해 고객을 속이거나 유혹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가진 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해주고 싶어서 그들에게 다가가는 과정이다.
우리가 타깃을 정하고, 그들이 있는 곳을 찾고, 기대 수익률을 계산하며 퍼널을 만드는 이 모든 복잡한 과정은, 내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가장 적절한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책을 쓰든 사업을 하든 본질은 같다. 고객을 섬기는 마음(Service)을 바탕으로 치밀한 전략(System)을 세우는 것. 이 두 가지가 결합할 때, 우리는 비로소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을 넘어 고객에게 사랑받는 브랜드가 될 수 있다. 마케팅 설계를 조밀하게 짜고 순서대로 진행하라. 그것이 당신의 진심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나의 서비스를 필요로하는 고객들에게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는 확신을 전달해야만 한다. 내가 고객의 입장에서 문제를 어떻게 해결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일이야말로 그들을 나의 고객으로 만들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다. 배운대로 순서대로 진정성을 담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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