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rrytown_Product 1
"자기야, 피자처럼 생긴 스콘으로 하자."
이게 시작이었습니다. 자다 깬 제게 다짜고짜 아내가 한 저 말 하나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피자 느낌 나는 스콘에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이제는 누가 봐도 피자처럼 생긴 스콘을 팔고 있죠. 무려 태리타운의 시그니처 메뉴로 말입니다.
손님들의 주문을 앞당기는 TMI
"이게 피자가 아니라고요? 그럼 스콘이에요? 근데 왜 이름이 스콘피자예요?"
쇼케이스 앞에 선 손님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입니다.
"피자 모양을 한 스콘이기도 한데요, 스콘 맛이 나는 피자이기도 해요."
여기까지 하면 딱 좋은데,
"음... 저희가 왜 이렇게 만들었냐면 일단 스콘은 전통적으로 영국인들의 대표적인 식사였고 피자는 미국인들의... 그래서 저희는 열등감 극복이라는 상징을 베이커리에 담아 사람들이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TMI가 시작되면 손님들은 얼른 주문을 합니다. 덕분에(?) 빠른 결정을 하게 된 거죠.
그리고 자리에 돌아가 스콘피자를 한 입 베어 문 손님들의 얼굴엔 놀라움 혹은 당혹감이 스치고 이내 웃음기가 번집니다. 페퍼로니 스콘피자에는 페퍼로니가 없고, 포테이토 스콘피자에는 포테이토가 없으며, 하와이안 스콘피자 역시 파인애플이 전무하고, 고르곤졸라 스콘피자 또한 치즈가 일절 안 들어 있기 때문이죠.
어쩌면 편견에 대한 이야기
미국인들의 피자 모양을 한 영국인들의 스콘, 이로써 1950년대 미국의 유럽에 대한 열등감 극복을 환기시키려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어쩌면 스콘피자를 통해 편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구보다 편견쟁이다보니 스스로에 대한 반성일 수도 있고요.
익숙한 것은 쉽게 단정지어 버려지고, 낯선 것은 틀린 것으로 치부되는 현상들에 대해 위트 있게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아예 단정짓지 못하게 겹쳐 놓고 숨겨놔 버렸습니다. 스콘피자 뿐만 아니라 스콘피자를 담는 박스에도 말이죠. 결정을 보류시키고 사람들에게 조금 생각할 시간을 갖게 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시선을 가질 수 있게 돕는 도구를 준비했죠.
빨간색 특수 필름으로 스콘피자 박스를 바라보는 순간, 그 찰나를 태리타운은 ‘위트 있는 쉼표’라 말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가 당연히 여겼던 것들,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 속에 숨겨진 본질을 찾기를 제안합니다. 그리고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