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오스틴 대표 신영웅
A topping of your life, like a cherry on top!
완벽한 룩을 더 완전하게 해 줄 토핑 같은 모자를 만드는 볼캡 전문 브랜드 태리타운(Tarrytown)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프로워커들을 만나 없으면 왠지 모르게 허전한, 비로소 나를 완전하게 해주는 토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신영웅 헬로오스틴 대표
아무리 어려운 일도 기우제 지내듯 계속하면 실패할 수가 없다는 신념의 소유자. 낯선 영역에 발을 내딛고 해보지 않은 일을 하는 데 두려움이 없는 프로워커.
연차 : 13년차
학력 :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 학사 / 연세대학교 언론학(광고) 석사
경력 : 네이버 홍보실 / 서울시청 미디어 비서관 / 헬로오스틴 Founder & CEO
MBTI : ENFJ지만 사람들에게 INFJ인 척 함.
email : austin@helloaustin.co
SNS : instagram.com/tarrytown_austin
태리타운: 평소 본인을 행복하게 하는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신영웅: 이렇게 바로 시작한다고요?
태리타운: 사장님과의 시간은 짧을수록 좋은 거 아니겠어요?! 빠른 답변을 원합니다, 영웅님.
신영웅: 행복이라... 음... 아내가 웃을 때?
태리타운: 짧지만 진정성 있는 인터뷰를 원합니다, 영웅님?
신영웅: 너무 많아요. 그냥 이유없이 항목을 나열만 해도 하루 종일 할 수 있어요. 아침에 모자부터 옷, 양말까지 밸런스가 잘 맞아도 행복하고, 운전을 할 때 신호가 탁탁 맞아도 행복하고, 스콘이 솔드아웃이 되어도 행복하고, 모자가 좋다는 리뷰만 봐-
태리타운: 네, 충분합니다. 그럼 반대는요? 좌절하게 하는 거요.
신영웅: 행복이랑 비슷해요. 좌절감도 자주 맛보죠. 안경이 뭔가 얼굴에 안 감긴다 싶으면 하루종일 찜찜해요. 차가 막혀서 미팅에 늦어도 스스로에게 맹비난을 하며 좌절하죠. 스콘이 팔리지 않으면 오늘 내 광고가 별로였나 좌절하고, 모자 주문이 없어도 좌- 크흠, 멈춰야 하는 거죠...?
태리타운: 영웅님을 완전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신영웅: 우선 물성이 있는 것을 꼽자면 당연히 모자, 특히 이 볼캡인 것 같아요. 그러니 태리타운이란 브랜드를 만들었겠죠?
태리타운: 태리타운의 볼캡을 ‘완벽한 룩을 더 완전하게 해줄 토핑 같은 모자’라고 하셨는데, 완벽과 완전의 차이를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꽤 있는 것 같아요.
신영웅: 제가 생각하는 완벽은 타인의 시선을 통한 결과지만, 완전은 내면의 시선을 통한 자아성찰이에요. 쉽게 설명하자면, 저는 이 야구모자를 써야 마음이 편안해져요. 자신감도 생기고. 피자에 올리는 토핑처럼요. 피자는 토핑이 있어야 완전해지잖아요?
태리타운: 야구모자를 써야 마음이 편안해지는 이유는 뭘까요?
신영웅: 음... 일단 모자를 쓰면 거울 볼 용기가 생겨요(웃음). 그나마 봐줄만 하다? 잘 어울려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태리타운: 머리숱이 없는 편은 아니잖아요?
신영웅: 다행히 아직은. 그러나 '준비된 이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남성분들의.
태리타운: 그게 단가요? 그럴 리가 없을 텐데...
신영웅: 요렇게 생긴 볼캡은 제게 탈권위의 상징 같아요. 예전에 어른들이 실내에 들어오면 모자를 벗어라, 결혼식장이나 장례식장 같은 곳에서는 모자를 쓰면 안된다 등등 마치 모자는 예의의 반대말처럼 여겨지잖아요. 저는 그런 억압으로부터 탈피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태리타운: 탈피요?
신영웅: 예를 들어, 저는 모자를 쓰기 위해서 늘 머리를 감거든요. 안 감은 머리를 감추려고 쓰는 게 아니라. 저에게 모자를 쓴다는 행위는 면도랑 비슷한 것 같아요. 아주 정갈하고 중요한 리추얼이죠.
태리타운: 모자를 안 쓴 날을 거의 못본 것 같아요.
신영웅: 장례식장을 제외하곤 매일 쓴다고 보면...
태리타운: 거기선 왜요? 억압으로부터 탈피하고 싶다면서요?
신영웅: 타인의 슬픔을 굳이 방해하면서까지 제 자신의 이야기를 강요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우리 사회는 가끔 이런 경우가 많아요. 자신이 주장하는 바가 옳다면 맥락이나 상대를 무시한 채 자기 얘기만 하는 그런 사- 그만할까요?
태리타운: 아까 물성 있는 것이란 표현을 쓰셨는데, 그럼 물성 없는 것은 무엇인가요?
신영웅: 음... 저는 명확해요. 책임감. 완전하게 해준다라는 게 결국 완전하지 않다는 거잖아요. 그럼 스스로를 완전하게 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데, 저는 그 원동력이 바로 책임감이에요.
태리타운: 어떤 종류의 책임감일까요?
신영웅: 어릴 때는 부모의 기대에 대한 책임감?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고, 나쁜 친구랑 어울리지 않아야 하고, 약자를 괴롭히지 않아야 하고, 강자한테 비굴해지면 안 되고. 뭐 이런 식으로 부모님으로부터 듣게 되는 이야기들 속에서 스스로가 지켜야 하는 것들을 만들죠.
태리타운: 나이가 들어서는요?
신영웅: 제게 주어진 역할을 잘 수행하는 거겠죠? 회사면 회사에서, 친구나 연인, 가족 안에서 제가 해야하는 것들을 잘 해내고 싶다는 생각을 저는 책임감이라고 해요. 이 책임감 안에는 능력도, 배려도 다 포함된 의미라고 생각해요.
태리타운: 약간 피곤하겠는데요?
신영웅: 네, 그리고 더 완전해지기 위해선 자신을 조금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태생이 을이죠.
태리타운: 그건 인정. 그런데 가끔은 영웅님이 너무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단 생각을 해요.
신영웅: 노력해 보겠습니다.
태리타운: 그렇다면 영웅님의 토핑인 책임감과 모자, 각각의 비중은 어떻게 되나요?
신영웅: 둘 중에 뭐가 더 중요하냔 거잖아요. 어렵네, 어렵다.
태리타운: 왠지 책임감을 고르실 것 같아요.
신영웅: 아, 그럼 모자를 택하겠습니다. 모자가 51%, 책임감이 49%.
태리타운: 저 때문인가요?
신영웅: 아뇨. 사실 요즘 책임감이란 걸 조금은 내려놓고 싶단 생각을 가끔 해요. 스스로에게 너무 채찍질을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거든요. 이제는 조금 속도를 늦추고, 기대를 낮추고, 욕심을 더는 시간을 가져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어요.
태리타운: 그래서 그놈의 'Intentional Delay'가 나온 거군요?! 결국 태리타운이라는 브랜드는 영웅님의 평소 생각과 욕망이 다 담겨 있는 거네요?
신영웅: 그래서 더 애착도 생기고, 반대로 객관화도 잘 안 되고 그런 것 같아요.
태리타운: 화이팅! 그래서 동료가 있는 거잖아요. 동료들 말을 잘 들으심 됩니다.
신영웅: 네...?
태리타운: 자, 하고 싶은 거 다 하는 영웅님! 그렇다면 스스로 생각하는 완전도는 몇 퍼센트인가요?
신영웅: 99% 하겠습니다.
태리타운: 꽤 높네요?
신영웅: 완전하진 않죠. 절대 채워지지 않을 1%가 있을 테니까. 나머진 하늘의 뜻이라 생각해요. 진인사대천명이 제 좌우명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최대치를 해놓고 기다리는 거죠.
그를 아는 동료들은 진인사대천명이란 그의 좌우명을 믿지 않는다. 말로는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 해놓고 절대 채워지지 않을 거라던 1%마저 스스로 채우려 애쓰는 그를 하루가 멀다 하고 목격하기 때문이다.
끝을 모르고 자신을 갈아넣는 그를 두고 혹자는 완벽주의자라 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다른 누구의 평가보다 자기 내면의 시선을 중시하는 완전주의자에 가깝다. 그래서인지 언뜻 봐선 모르고 지나갈 디테일까지 하나하나 고집스럽게 만든 태리타운의 볼캡은 그와 참 많이 닮아 있다. (그래서 우리는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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