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의 볼링도 처음이었지만, 역주행하는 볼링공은 또 진짜 처음.
이렇게 낯설지만 유쾌함으로 제주를 채워가고 있다. 요즘 내게 제주살이에 대해 물어보는 이들이 많다. 제주살이 로망의 허상에 대해 말하는 이들도 많고, 외로움과 지겨움에 대한 이야기도 많다.
사실 익숙한 곳을 떠나와 새로운 곳에 정착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제주로 온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아니 오히려 잘한 일이라 말한다.
생전 처음 하는 장사가 어렵기도 하고, 일이 마음대로 풀리지도 않고, 클라이언트 미팅이 어렵다보니 외주도 줄었고, 그 좋아하는 쇼핑몰이랑 서점 돌아다니기도 못하는 등등 당연했던 것들이 사라졌기에 멘탈 관리가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것들을 다 의미있는 시간이자 경험으로 치환해주는 건 결국 사람 덕분이다. 좋은 이웃은 일상을 풍요롭게 채워준다.
서울에서도 좋은 이웃을 만났지만 제주에서도 좋은 분들을 만나 하루하루를 보내는 중. (게다가 베프가 지척이니 ㅋ) 진짜 가까운 동네 이웃부터, 제주 이주민이라는 동질감으로 엮인 조금 먼 서귀포의 이웃까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제주를 채워가고 있다.
사람을 살게 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돈도 아니고, 날씨도 아니고 누구랑 함께 시절을 보내는가가 그 시간의 만족도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