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웹툰] 모자 쓰고 출근하는 공무원

빛정 X 오스틴 #2

by 신영웅

하루 아침에 공무원이 됐지만 자유롭기 그지없는(그지같은) 나는 출근복장에 대한고민에 빠진다. 그리고 큰 결심을...

평소 복장으로 출근하기 도전!



근데 생각보다 쫄보라...



헐... 멘탈 털리기 일보직전...!



비수를 꽂는구만-_-



얼~ 믓찐데!

빤짝이 제가 준비할게요 사장님 ㅋ




박원순, 우리 사장님... 사실 원래부터 구태의연한 것에 대한 알러지가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나이가 주는 아재스러움이 있는 것도 알기에 조금 걱정했는데 저렇게 말해주며 미소를 날린다. 그리곤 또 평소와 다름없이 엘리베이터에 탄 모든 직원들의 호구조사를 시작한다... 이럴 때보면 진심 아재스럽다...


보통 나이가 들면 자신이 살아왔던 세계에 대해 공고해지고 이 경계 밖에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부정적이거나 배타적으로 반응하기 마련이다. 그건 이념이나 가치관을 떠나서 '어르신'들에게서 보이는 보편적 현상이다. 우리 부모에게서도 자주 발견되곤 한다. 하물며 가끔은 후배들이랑 대화할 때의 나를 보면서도 "헉-"했던 적도 있다. 이른바 꼰대가 되어가는 것이다. 자신이 걸어왔던 길이 성공적이었을수록 그 경계는 높아지고 단단해지며 이를 벗어난 것들을 인정하는게 쉽지 않다.


박원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와 일할 때는 진짜 곡소리 나지만(상사와 부하직원이 매번 좋을 수는 없지 않느냐...) 이런 모습을 보여줄 때마다 '역시는 역시'란 생각에 잠깐 잘생겨 보인다. 한 30초 간다. 꽤 긴 시간이다. 비서실 내에선 그를 보고 진심 귀엽다고 하는 분도 있...지금까지 진정성 터졌던 글들이 이 한 문장으로 무너질까 조심스럽지만, 사실이다.


결국 난 그날 이후로 아무런 거리낌없이 자유롭게 모자를 쓰고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사실 모자를 쓰고 안 쓰고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자, 이제 기술 들어간다) 기존의 공고한 것들에 의문을 던지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 그리고 이를 수용하는 문화 같은 것들이 필요한 우리 사회에 적합한 '아재'가 아닌가 한다.




그는 왜 '박원순'으로 글을 쓰는가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