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캡 만드는 제주 소상공인
마흔 전까지 책상물림으로만 살던 인생에서 요즘은 하루하루가 생존 희비극 버라이어티 쇼의 연속
여러 공장에서 눈탱이도 맞아보고, 잔챙이 취급 받으면서 맷집을 키워가고 있다. 물론 치트키 같은 파트너들 덕에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제품을 만들고 있는 건 그나마 다행!
그런데 모자 만들면서 가장 맘 쓰였던 부분이 볼캡 뒷조임에 쓰이는 버클의 가죽. 그렇다고 가죽을 쓰지 않으면 제품의 밸런스가 아쉽다보니 내적 불편함은 늘 한 켠에 걸리적거리는 존재였다.
솔직히 대단한 환경운동가도, 동물애호가도 아니지만, 진짜 좋아하는 일이다보니 내가 하는 이 일을 오래하려면 자연스럽게 공존에 대한 고민은 따라온다. 브랜드 이미지 따위의 문제가 아니다. 이 브랜드가 진짜 오래오래, 나보다 더 오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런 고민과 이어진다.
일단 가죽을 대체하는 소재를 찾아서 한 공장을 다녀왔고 샘플 제작을 해보기로 했다. 완전한 업사이클링 소재는 아니지만 가죽을 쓰지 않는 것부터 하나씩 해보려고 한다.
아, 혹시 주변에 업사이클링, 또는 친환경 원단 및 소재를 다루시는 분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술과 밥으로, 그리고 저의 온 마음으로 보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