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일 때는 승진할수록 편해질거라 생각했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회사가 월급을 준다’는 표현을 달고 산다(그러나 사실 노동과 재화를 교환할 뿐이다.).월급을 준다는 인식 속에 상급자는 자연스럽게 하급자에게 인격 존중이 배제된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자행하게 되고 여기에 선행되어야 할 ‘설득’이나 ‘공감’은 설 자리를 잃는다. 비전과 가치를 공유하려면 납득과 설득이 함께 따라와야하지만 이를 끌고 가기는 쉽지 않다.
막내일 때는 직책이 높아지면 마냥 편할 거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선배가 되고 보니 현실은 전혀 달랐다. 함께 일하는 후배가 늘어나고 팀원이 늘어날수록 내가 설득해야 할 사람, 위로해야 할 사람, 기를 살려줘야 할 사람이 늘어나기만 했다. 애초에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란 건 존재하지 않았다. 이걸 배우는 과정에서 첫 번째 창업은 그렇게 정리했됐다.
애초에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란 건 존재하지 않았다
그때 뼈저리게 배운 것은, 리더는 동료들의 눈치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눈치를 본다는 것은 비굴한 것도 아니요, 카리스마가 없는 것도 아니요, 일을 더디게 하는 것도 아니다. 그들을 존중하고 마음을 모으는 데 노력을 하는 것뿐이다. 일은 내가 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하는 것이다. 리더는 방향을 제시한다는 생각도 어쩌면 오만일 수도 있다. 정작 방향을 찾아가는 것도 어쩌면 그들일지도 모른다. 리더는 그저 그들의 마음을 모으고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데 힘을 쏟아도 충분하다. 그래야 일이 된다, 무너지지 않는다.
좋은 동료부터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