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걔 좋아해?"
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그 순간 내가 머릿속에 떠올린 것이 있었다. 말을 참 예쁘게 하는 그 애가 나에게 했던, 내가 유난히도 기분 좋아했던 어떤 말을 다른 남자에게도 한다는 상상. 그 상상을 했을 때 느껴지는 감정에 따라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내가 느낀 감정은 질투와 슬픔이었다. 특별하고 싶고 유일하고 싶은 마음일 게다. 적어도 그녀에게만큼은 말이다.
조금씩 나이를 먹어감에 감정을 드러내는 데에 되려 거리낌이 없어졌다고 해야 할까. 이전 같았으면
"좋아하는 것 같아."
라거나
"아직 잘 모르겠어."
같은 이도 저도 아닌 말로 챙기지 못할 자존심을 챙기려 했을지도 모를 대답을
"응, 많이."
라고 처리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