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각본》, 정서경 박찬욱
영화 <헤어질 결심>을 두 번 보았습니다. 아무래도 두 번째 보니 주인공 서래와 해준의 대화나 눈빛을 좀더 잘 이해하는 듯했고 결말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기도 했습니다. 만약 세 번째 본다면 또다른 영화로 남게 되겠죠. 저는 박찬욱 감독님 영화를 매우 좋아하는 편이어서 이전 작품들도 모두 두 번 이상, 여러 번 보았는데요, <헤어질 결심>은 그 중 가장 인상 깊은 작품으로 남을 듯합니다. 그리고 자주 떠올리고, 기회가 있다면 또 볼 거고요.
각본집을 읽으며 다시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극 중 서래와 해준, 그러니까 탕웨이 배우와 박해일 배우의 목소리가 입혀져서 실감났고요. 오리지널 각본이니만큼 영화에는 담기지 않은 몇몇 장면과 대사들도 재미있었습니다. 또 배우들의 몸짓과 눈빛으로 살아난 지문들, 오래 간직하고 곱씹어보고 싶은 대사들에 자꾸 눈이 멈추네요.
"날 사랑한다고 말하는 순간 당신의 사랑이 끝났고
당신의 사랑이 끝나는 순간 내 사랑이 시작됐죠."
이미 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각본집을 통해 그 여운을 오래 간직하실 수 있을 테고요, 혹시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한 분들이라도 각본 나름대로의 재미를 만나보시면 좋겠어요. 머릿속으로 그려내는 나만의 영화를 만들 수 있으니까요.
특히 이 책 표지의 산해경 그림에는 탕웨이 배우의 친필로 쓰여진 문장도 있는데요, 책으로 확인해보시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