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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백수고모 May 17. 2016

<에어비앤비> 치유·소통의 옥상정원

김향금 에어비앤비 호스트

취재를 갔던 3월 말의 옥상 정원은 소박했습니다. 따뜻한 햇볕 아래로 할미꽃이 올라와 앉았고, 벚꽃도 피었습니다. 사진에서 봤던 화사한 색채의 옥상과 또 다른 모습. 화려하지는 않지만 봄의 정감이 묻어나는 모습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에어비앤비라는 숙박 시스템을 소개하는 기사를 연재하면서 이런저런 인생에 대한 얘기를 길게 나눈 건향금님과는 인생에 대한 많은 얘기를 나눴던 것 같습니다. 물론 아팠던 옛날 얘기도 있었고, 신나는 지금의 얘기도 있었고요. 타로이스트이기도 한 향금님은 담백하고 재밌는 입담으로 재밌게도 보고 내 삶은 어디로 가야하는지에 대해도 말씀해주셨습니다. 집 소개는 뒷전이고 우리가 왜 만났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대화 나눴습니다. 


지난 4월 초 열린 ‘2016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는 ‘에어비앤비’ 샘플룸이 방문객들의 시선을 모았다.

에어비앤비는 집 안의 남은 공간을 내어주는 숙박 공유 서비스로 최근 활발하게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김향금(金香琴·55)씨는 에어비앤비 호스트(집주인)를 대표해 부스를 찾아온 방문객을 맞이했다.

에어비앤비 호스트로 살아가는 이야기와 정보를 나누면서  알찬 시간을 보냈다.

“에어비앤비 홍보 영상 속에 나오는 집이 우리 집이에요. 부스 앞의 사진은 저고요.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이런데도 참여하고 재밌어요.”

옥상정원의 주인 김향금씨는 작년 1월부터 에어비앤비 호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1년여 짧은 시간이지만 액티브한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향금씨는 5년 전 남편과 사별한 후 수많은 시도와 방황 끝에 에어비앤비를 만났다. 주부로 살아온 시간이 너무 길어서인지 홀로서기가 만만치 않았다. 지금은 그 누구보다 건강하게 살아간다고 김향금씨는 자부한다.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시간을 보내고 난 뒤 김향금씨 집으로 향했다. 4월 초입의 옥상정원은  봄기운이 드리우고 있었다. 마른풀 사이로 자라난 작은 야생꽃, 산에서만 마주하던 할미꽃도 피어 있었다. 옥상에서 키우기 어려워 보이는 목련, 벚꽃, 소나무, 앵두나무 등도 있었고 특히 인공연못은 예상치 못했다. 새며, 벌이며 때가 되면 이곳으로 날아든다. 모기 유충도 잡아먹고 목을 축이기 위해서인 것 같다고.

“외국 여행 한번 해본 적 없지만 집에서 세계여행 즐겨요.”

새와 벌이 찾아오는 것만큼이나 놀라운 것은 세계 각국에서 모여드는 손님이다. 옥상정원을 방문하는 사람의 절반이 중국 사람이지만 유럽, 미국, 태국 등에서도 김향금씨 집을 찾았다. 의료 관광, 도자기 수집, 부모님과의 여행 등 다양한 이유로 한국을 찾았다. 외국여행 한 번 안해봤다는김향금씨는 집안에서 방문객들을 통해 문화 충격을 받았던 경험도 들려줬다.

“독일분이 샤워를 하고난 뒤 허리에 타월만 두르고 나왔는데 깜짝 놀랐어요. 외국에서는 흔한 일이라면서요. 중국은 한 아이 가정이다 보니 결혼 후 사돈이 형제처럼 격 없이 지내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김향금씨에게는 직업이 하나 더 있다. 바로 타로 상담사다. 옥상정원를 만들 때 상담 장소로도 염두에 뒀다. 정원에서 꽃을 보고 푸른 나무를 보는 것도 타로 상담을 받는 것만큼이나 치유라고 생각한다는 김향금씨. 마음의 치유와 소통을 원하는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그녀의 옥상정원은 활짝 열려 있다

권지현 기자   

9090ji@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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