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도 피곤한 딸

by 황복희

이제 고백해야겠어요 아버지

그동안 두통으로 고생했어요

한 일 년을 나의 나이를 잊고

나의 호기심과 열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휴대폰으로 너무 많은 작업을 해버려

결국 심한 두통을 앓았어요

혈압까지 갑자기 오르락내리락거려서

병원에도 가고 한의원에도 가고

목과 허리에 근육 경직이 오고

소란을 피우다 정상으로 돌아오는데 두 달 걸렸어요

이제 살 것 같네요

생각했어요 아버지

너는 무얼 그리 채우려 하니

채우고 싶어 하는데 채워지지 않는 거 보이지 않니

이건 마치 낡은 것에 새것을 잇대버려서 터질 것 같은 상황이야

아버지께 실토하며 나의 욕심과 지나친 계획을 버리기 시작했습니다

너 있잖아 너 늙도록 끄집어내어 쓸 거 충분하잖아

이제는 있는 거 꺼내 쓰고 살자

젊은이도 힘들어해 시절이 지나고 있어

그래요 맞아요

나는 정말 끝없이 아버지를 피곤케 하는 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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