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가만히

by 황복희

주님 지금껏 사람에 대해 잘 모른 채 살아와서 실수를 거듭했고 그래서 사람을 사랑하기 어려웠습니다. 이제 사람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이도 아주 한 부분이긴 하지만요.

쓰디쓴 삶을 살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달콤한 단 것을 좋아하지 않을까요.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는 사람은 늙은 후에도 계속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해보려 하지 않을까요.

세상 모든 것이 맘에 든 적이 없이 살다 나이 든 사람은 문을 닫고 들어가 홀로 쓸쓸해하며 많은 생각을 하겠지요.

좋은 운으로 성공해 버린 사람은 남이주는 선물도 최고의 것이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할 것 같고요.

자신이 힘겹게 노력해서 인정받을 만한 자리를 차지한 사람은 무서울 정도로 검소할 것 같고요.

살면서 한 번도 예쁘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다른 이를 칭찬하지 않을 듯해요.

이만큼이라도 일찍 알았더라면 삶이 더 여유로왔을 것 같습니다.

나는 유약한 사람이라 일 인분의 삶도 겨우 살아내었기에 할 말이 없습니다. 열심히 살면서 인내하며 길을 찾아낸 이들이 타인까지 돕는 것을 볼 때 존경을 표합니다. 주님 나는 이제 말을 그치고 가만히 있어보려 합니다. 산책을 하고 운동을 하고 청소하고 음식을 만들고 그리고 가족과 사람들을 만날 때 잠시 가만히 있는 순간을 가지려 합니다. 그때 나는 이전과는 다른 말과 생각과 표정 그리고 몸짓을 하길 원합니다.

그럴 수 있겠지요? 주님 함께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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