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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 웃으려고 한다

by 황복희

내가 집 밖에서 사람들을 만날 땐 대체로 웃으며 대한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그냥 자동이다. 그래서 인상이 선하다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서른 살 때 미국 생활 두 해 정도 했는데 그 후로 더 심해졌다. 언어는 많이 늘지 못했지만 그때 미식 매너만 배워온 듯했다. 늘 마음만은 중산층이었다. 이쁜 것이 있으면 칭찬해 주고 멋진 게 있으면 맘껏 감탄해 주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나의 순수함을 칭찬해 주는 일이 가끔 있다. 그런데 이제 그만 웃으려고 한다. 세상을 손님 대하듯 웃는 걸 멈춰야겠다. 집 밖에 나가서도 내가 늘 집안에서 하는 대로 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이 내 뜻과 다르게 틀어지면 사사건건 따지며 정색하는 게 나의 본색이다. 두 번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단호함은 나의 삶의 지침이었는데 세상에겐 그러지 못했다. 불공평했다. 요즘 깨닫는다 세상사람이 손님이 아니다 집안에 있는 식구가 귀한 손님이다. 늘 나에게 돈을 내고 먹은 단골은 남편 밖에 없었다. 적자사회생활 수십 년 만에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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