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남성 쌀국수 미시엔

by 황복희

쌀국수는 진홍색 부겐베리아가 만발하는 따뜻한 동남아 나라들의 음식이다. 삼모작도 가능한 곳이니 쌀로 밥도 해 먹고 국수도 해 먹는다. 보통 우리가 먹는 베트남 쌀국수는 당면 모양이나 희고 부드럽고 연한 맛이 있다. 건면을 불려 조금만 익혀도 되는 면을 넣고 숙주와 고수를 올리고 육수를 부어 따끈하게 먹는다. 중국 운남성에도 쌀국수가 있다. 지역적으로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의 위 쪽이니 역시 쌀이 풍부해서 그런 것 같다. 운남성의 쌀국수는 미시엔이라 부른다. 면이 건면이 아니고 바로 먹을 수 있는 완숙면인데 하얀 묵 같은 큰 덩이를 채를 쳐서 쓰거나 우동면처럼 뽑아서 큰 소쿠리에 수북이 쌓아놓는다. 한 그릇 달라하면 한 줌 담아 육수를 붓고 고수를 파처럼 뿌려준다. 고추기름장을 쳐서 미시엔을 호로록 입에 넣고 혀로 살짝 넘겨 먹는다. 젓가락에서 면이 뚝뚝 끊어진다. 가격도 저렴하다. 어떤 미시엔은 어중간할 때 한 끼 때우기로 적당하고 어떤 미시엔은 고기도 들어가고 야채도 좋은 게 들어가서 따끈하고 맛있고 배부르게 먹는다. 비빔국수 격인 렁미시엔도 있는데 갖은양념을 차례로 넣어주면 직접 비벼 먹으면 된다. 나는 쌀국수라 하면 먼저 미시엔을 떠올린다. 다시 먹어보면 어떤 맛일까. 션이라는 유투버가 운남성 어느 산골에 가서 미시엔을 사 먹는데 너무 맛있게 먹는다. 주인아주머니의 솜씨가 보이는 미시엔 한 그릇이다. 별 차이 없는 막국수도 집집마다 맛이 다르니까. 맛있는 미시엔 한 그릇 먹고 싶다. 샹차이라고 부르는 고수를 빼지 않고 먹기까지 2년이나 걸렸는데 이젠 더 달라해서 넣어 먹는다. 멀어서 곳에 다시 가지 못하고 글을 써보니 6년 동안 먹어봤던 미시엔들이 종류 별로 생각나고 맛이 떠 오른다. 글먹방이 되었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18화동백아가씨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