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소리

by 황복희

내 목은 쉬어 지는데

고개를 돌리는구나.

힘들다면서 내 말은

그렇게 듣기가 힘드니

네가 거부한 건 내 말이 아니라

갈 길이 멀어 네 발이 바빠서

물길이 갈라지듯

어려서부터 보던 친구들

모두 다른 길로 가고 있다

목소리 높여 말하면

네가 들을까 해서

큰소리로 우겨 보았다

덕분에 가슴이 터져버린 나는

내 생명의 씨를

믿음의 흙에 묻으며

너를 불러 세우지도 않고

붙잡지도 않으며

너에게 가고 너를 스치고 나에게 돌아오는

묘한 방법을 알게 되었다.

근심의 보따리 풀어놓고

시원하게 발을 감싸고 씻기는 개울물처럼

언젠가 너의 마음을 두드리겠지

낮의 햇살이 만든 세상으로

너를 위해 할 수 있는

낮은 소리 나의 진심

혼자 말해보는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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