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바람에 봄바람 같은 무용복을 입다

by 황복희

언젠가 조용히 앉아 앞날을 생각하며 마음을 내어 하나님께 기도했다. 앞으로 저에게 함께 기도하고 함께 일 할 사람들을 붙여주세요, 한 삼십 명 정도 되는 단체에 날 붙여주세요라고 말이다. 그 후에 어떤 모임에 붙여졌는데 인원이 삼십 명 정도라서 여기가 거긴가 하고 일 년 정도 함께했는데 그들과 헤어지게 되어서 아닌가 하고 지냈다. 그러다 우연히 다시 같은 규모의 모임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글쎄 기도응답이라 하기엔 좀 그랬고 아직도 확실히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규칙적인 운동이 필요하던 차에 집과 가까운 주민센터에서 하는 댄스교실에 가입을 한 것이다. 혼자 기웃기웃 대며 올라가 엘리베이터문이 열리면서 바로 댄스플로어에 서있는 모든 사람과 눈이 마주치게 되는 상당히 당황스러운 첫 대면을 해야 했다. 좌충우돌이란 말이 딱 어울리는 신입회원의 방향을 잃은 몸뚱이는 여러 회원과 부딪힐 듯 마주쳐가며 신고식을 톡톡히 치러야 했다. 스파르타식 댄스수업이었다. 강사의 설명 없이 계속 연결되어 틀어지는 노래에 무조건 따라 움직여야 한다 한 시간 내내. 무슨 이런... 즐겁게 놀려고 왔다가 이후 석 달을 복습과 예습에 하루 한 시간씩 쏟아부었다. 그러고 나서 대충 감을 잡게 되고 이제 회원들이 오른쪽 가면 나도 오른쪽으로 가고 뒤돌아가면 나도 함께 뒤도 안 보고 날렵하게 돌아설 수 있다. 이제 팔 개월이 되었다. 음악 전주가 나오고 아는 노래일 때는 리듬에 맞춰 몸을 미리 움직여 보기도 한다. 그리고 좋아하는 안무가 벌써 3개나 되는데 그중 한 곡을 따라잡는데 꼬박 6개월이 걸렸다. 나는 성실한 몸치다. 봄이 오고 날씨가 따뜻해지니 바지가 무겁게 느껴졌다. 댄스경력 십 년이 넘는 언니들은 이미 모두 제비처럼 가벼운 무용복을 입고 춤을 추고 있다. 댄스플로어에 열기가 피어오르면 창문을 연다. 봄바람이 쑥 들어온다. 그래도 덥다. 땀이 난다. 아직 가동되지 않는 에어컨은 언제 틀어 줄는지 모르겠다. 나도 드디어 무용복을 입었다. 내 마음에 쏙 든다. 움직이는데 봄바람이 살랑댄다. 춤바람인지 봄바람인지 앞으로 뒤로 좌우로 빙글빙글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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