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댄스 레슨에서 발견한 새로운 즐거움

by Aunty Bo

독일에서 온 첫째 아이의 유치원 친구는 방학마다 한국에 올 때면 K-pop 댄스 레슨을 받는다고 했다. 하루에 두 시간씩, 두 번의 수업이면 한 곡을 완성할 수 있다고 했다. 이번에도 수업을 들었는데 두 번의 수업이 남았는데 같이 수업을 들어보게 하면 어떠냐고 첫째 아이 친구엄마가 제안했다. 수업이 끝나면 독일로 돌아가야 하니 더 이상 수업을 받을 수가 없어 아쉽다고 했다. ‘재미 삼아 아이들끼리 같이 한 곡을 춰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첫째 아이에게 물어보니 의외로 흔쾌히 좋다고 해, 함께 K-pop 댄스 레슨을 받아보기로 했다.


약속된 날, 건물 지하의 작은 스튜디오를 찾았다. 방음벽이 설치된 세 개의 연습실에서는 악기, 노래, 춤 수업이 동시에 진행되는 듯했다. 아이는 처음이라 긴장했는지 소극적으로 동작을 따라 했지만, 신기하게도 금세 동작을 기억해 냈다. 수업이 끝난 뒤 물어보니 “좀 부끄럽고, 표현하는 게 어색했다”라고 했다. 나는 다음 수업이 마지막 수업이니 아쉬움 남기지 말고 마음껏 표현해 보라고, 혹시 내가 있어서 불편하면 나가 있어도 괜찮다고 말해주었다. 그런데 아이는 오히려 괜찮다며 곁에 있어 달라고 했다.


두 번째 수업 날, 아이는 확실히 달라졌다. 동작을 더 크게, 자신감 있게 따라 하며 표정까지 살아났다. 춤은 동작이 많고 빠른데도 금세 익히는 모습이 신기하고 대견했다. 아이가 재미있어 하는 모습이 더 좋았다. 몇 번만 더 레슨을 받으면 더 자연스럽게 출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친구가 독일로 돌아간 뒤 혼자 배우고 싶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래서 선생님의 연락처만 받아두고, 언젠가 아이가 다시 배우고 싶다고 하면 방학 동안 지원해 줄 생각이다.


돌아보니 아이와 이렇게 ‘재미만을 위한 것’을 함께 해본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늘 학습과 연결된 활동에 더 마음이 쏠려 있었던 것이다. 세상 재미있는 것을 모르고 고리타분한 엄마로, 즐거움 그 자체를 위한 시간은 소홀히 한 듯하다. 그런데 아이는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재미있는 것’을 찾아가고 있었다. 나는 그런 아이를 지켜보며, 그저 곁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배움을 얻는다. 지난번 서핑을 배우던 아이의 모습에서, 아이가 춤추며 웃던 순간처럼, 삶은 어쩌면 성적이나 결과보다 ‘즐겁게 몰입하는 경험’을 통해 더 빛나는지도 모른다. 단순히 공부를 도와주는 엄마가 아니라, 즐거운 순간도 함께 나눌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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