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마라탕집에서는 벽 한쪽을 크게 차지하는 안내판에 마라탕을 맛있게 먹는 비법을 적어놓았다. 거기 의하면 마라탕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야채 3대장은 청경채, 숙주, 배추였다. 나는 청경채가 싫다. 너무 두꺼워서 국물 맛이 잘 배지도 않고 씹었을 때 속이 미끈미끈한 것이 썩 내 취향이 아니었다. 색이 초록색인 것도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다. 그렇게 따지면 파는 왜 먹느냐 물을 수 있지만 아무튼 개인적인 느낌이 그렇다.
유는 자신만의 필수재료 3대장을 가지고 있었다. 감자, 청경채, 넓적당면이 그 세 가지였다. 함께 식사할 때 서로의 취향인 재료를 모두 넣어 나눠먹은 적이 있다. 감자가 의외로 괜찮았다. 알싸한 마라 국물과 어우러져 입 속에서 부서지는 식감이 좋았다. 나는 그 뒤로 얇은 감자를 넣어 마라탕을 주문하게 됐다. 내가 좋아하는 나만의 재료로는 브로콜리가 있다. 유는 브로콜리 한 개를 집어먹고는 굳이 마라탕에 넣을만한 재료는 아니라고 평했다.
엄마는 마라탕을 싫어한다. 한눈에 봐도 비위생적인데 왜 먹느냐고 한다. 식약처 검사 결과를 보건대 엄마의 말이 맞을 것이다. 마라탕 소비가 조선족의 배를 불려주는 행위이므로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래서 나는 처음 만난 사람 앞에서는 마라탕에 대해 함구하고 본다.
정 부장님은 골프가 인생과도 같다고 하셨다. 요약하자면 잘 되다가도 안 풀리고, 채 휘두름 한 번마다 일희일비하면 망하는 것에서 삶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었다. 골프를 치지 않아 완벽히 이해하진 못했다.
마라탕을 먹으며 생각 중이다. 남들이 뭐래도 난 청경채가 싫고, 브로콜리가 좋은데 친구의 추천대로 감자를 넣어먹으니 그건 괜찮았다. 그리고 누군가는 내가 마라탕 먹는 것을 못마땅해한다. 그렇다면 마라탕은 무엇일까.
마라탕은....
맛있다. 우선 그건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