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우레오 배 Sep 29. 2022

고래




고래. 그들은 지구상에 살았던 동물들 중 가장 거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친절하다. 인간이라는 동물은 일생을 살며 지구에 없어지지 않는 쓰레기를 수천 톤을 남기고 가는데, 고래라는 동물은 살아있는 자체로 탄소를 흡수하고 이 지구의 균형을 유지한다. 고래는 살육을 하지 않고, 인간은 살육을 넘어 사육이라는 끔찍한 짓을 한다. 동물을 죽여 잡아 먹을 목적으로 강제로 임신시키고 키우다니. 이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 

고래는 나무같다. 자신의 몸을 탄소를 흡수해 만들고, 자신의 육신이 죽음을 맞을 땐 그 탄소를 몸에 양껏 흡수한 채 바다 깊숙이 가라앉는다. Carbon sink. 나무도 그러하다. 기후 위기를 만드는 탄소를 흡수해 자신의 몸으로 만들고, 더불어 인간같은 동물에게 해로운 가스를 흡수해 땅으로 돌려보낸다. 내가 나무를 사랑하는 만큼, 나는 고래를 사랑한다.

고래처럼 자신의 목소리를 육지에 낼 수 없는 바다생명을 위해 내 예술가로서의 창의성을 사용하고 싶다. 앞으로는 바다생명만 유화로 페인팅할 계획이다. 내 페인팅이 다소 안목이 부족하고 취향이 얕은 한국 미술계에서 뜨거운 감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내 예술만은 내 취향을 꺾을 수가 없다. 정말 좋은 걸 알아보지 못하는 한국인의 낮은 취향에 맞추려고 그렇게 내 생명을 바쳐 호주에서 유럽인들과 깨달음을 얻은 것이 아니다. 나는 한국인도 철학이 있는 디자인과 예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 현대자동차가 외국인을 고용하지 않고도 자국민의 철학으로 위대한 디자인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산업디자인을 공부했지만 내가 현대자동차 디자이너가 될 일은 없을 것 같으니, 나의 OREX와 기업가 정신으로 시현해보련다.

아우레오 배



<The Blue Whale 대왕고래> Aureo Bae

작가의 이전글 숙제 없는 영어학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