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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우레오 배 Nov 23. 2022

외국인에게 하지 말아야 할 말 2가지






호주에 몇 달 살아본 한국인들은 거의 모두 같은 말을 합니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싫다. 호주에 살고 싶다."



전통을 중시하는 포르쉐 가문에서도 포르쉐 박사는 항상 이런 말을 합니다. 



"가장 최신 자동차가 최고의 자동차다."



신도시가 생기면 살러 가고 싶고, 새 아파트를 선호하듯, 호주는 세계의 가장 새로운 나라입니다. 그러니 하드웨어는 말할 것도 없이 편리한 계획도시이고, 그에 더불어 소프트웨어까지 훌륭하게 성숙한 문화입니다. 호주는 이민자의 나라로서, 다름을 포용하는 것을 아주 중대한 사회적 화두로 여기는 나라지요. 호주가 백인 사회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몰라서 하는 말입니다.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아시아인입니다. 아시아인이 가장 살기 좋은 영어권 나라가 호주, 캐나다, 싱가폴로 여겨집니다. 그런 호주를 '인종 차별이 심하다'라고 판단하는 것은 무지의 산물입니다. 세계 어딜 가나 또라이 질량 보존의 법칙이 적용되고, 무식해서 위험한 사람은 어느 나라 어느 도시나 있습니다. 그래서 양질의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위험을 피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주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하드웨어는 빼어납니다. 호주에서 한 번씩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나를 반겨주는 인천공항의 장엄함에 자긍심이 샘솟았습니다. 도시로 나가면 도로의 자동차들은 언제나 새 차들이고, 건물들은 휘황찬란하지요. 그래서 군 복무를 할 겸 귀국하여 한번 살아봤습니다. 화려한 외관은 그뿐입니다. 우리나라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필요합니다. 아이들의 소란스러움에 눈살을 찌푸리는 문화에서는 아이를 낳아 기르고 싶지 않고, 아이를 낳으면 경력이 단절되는 문화에서는 아이를 낳기조차 싫습니다. 내가 타고난 외모는 내가 어찌할 수 없는데, 남의 외모에 대해 스스럼없이 얘기합니다. 초면에도 당신은 어떻게 생겼다는 둥 외모 판단을 서슴지 않고, 가장 가까운 사람이 살이 찌면 살이 쪘다고 말하는 데다, 친구를 보자마자 너 피곤해보인다고 외모 판단부터 합니다. 친구의 어머니는 지인에게 '눈밑 살이 쳐진 것 같다'는 말을 들으시고는 가슴에 큰 상처를 받으시어, 결국 수백만 원을 들여 성형수술을 하셨습니다. 영어권 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가르칩니다.





Don't judge.





내 외모에 대한 평가는 한국인이 들어도 기분나쁩니다. 외국인에게 했다가는 그 사람을 잃을 수 있습니다. 외모 평가는 칭찬이 아니고서야 누구에게도 하지 않아야 합니다. 




영어학원을 운영하면서 처음에는 1:1 수업을 했습니다. 그럴 땐 몰랐지요. 저를 믿고 오시는 분들이 정말로 영어를 잘하게 되시도록 전심을 다했더니, 몇 달이 채 되지 않아 우리 학원에는 예약이 밀릴 정도로 많은 분들이 오십니다. 그래서 1:1은 더이상 하지 못하고, 1:1 수업의 장점과 10명 이상 수업의 장점을 융합해 3명 정원의 수업 체계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같은 반의 멤버들끼리 처음 만나 소개하는 시간을 갖으면 많은 분들이 이런 실수를 합니다. (영어학원에서 이 실수를 미리 하여 무척 다행입니다. 밖에 나가서는 이 실수를 하지 않을 테니까요.)



바로, 자기 소개를 하며 나이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는 한국와 영문화의 큰 차이입니다. 한국에서는 초면에 나를 소개할 때 나이를 먼저 말하고, 직업은 말하길 꺼려합니다. 영문화에서는 초면에 나를 소개할 때 내가 하는 일을 말하고, 나이는 얘기하지 않습니다. 제겐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외국인 친구들이 많습니다. 한국 친구들보다 훨씬 많습니다. 그들과 십여 년이 넘도록 친구지만, 전 그들의 나이를 모릅니다. 생일 파티를 하면 아, 올해가 이 친구의 몇 번째 생일이구나하는 정도입니다. 그렇지만 금새 잊고, 나이와는 상관없는 친구관계로 지냅니다. 나이는 유교문화입니다. 《영어책》에는 이 문장을 넣었습니다.







Life should be valued by actions, not by time.
인생은 얼마나 오래 살았느냐가 아니라, 그 사람의 행동으로 가치 매겨져야 한다.


《영어책》 P.44





실제로 전 스물 두살이었지만 어딜 가나 사람들에게 "Sir"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우체국에 가더라도, 은행 직원과 전화로 통화하더라도, 제 생년월일을 말해준 후에도 저를 "Sir"라고 부릅니다. 이는 저의 태도 때문에 그렇습니다. 행동, 신사적 태도와 언어적 취향이 나이보다 중요합니다. 나이는 그저 나이일 뿐입니다. 당신에게 강아지가 있습니다. 그 강아지가 1살이든, 15살이든, 그 강아지는 당신에게 강아지일 뿐이지 않나요? 강아지가 15살이라고 "할아버지"하며 공경하지 않습니다. 똑같이 산책을 시켜주고 몸을 쓰다듬어 줍니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존재의 본질은 그 존재의 나이가 아니라 존재 그 자체입니다. 그 존재가 당신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당신은 저에게 감사한 독자님입니다. 제가 쓴 글을 읽어주시니까요. 









이 사진은 제가 이십 대 중후반 때의 사진입니다. 사람은 문화의 산물이라고 했던가요. 호주 친구는 저를 '카멜레온'이라고 부릅니다. 친구는 제가 일하는 분야가 다양해서 그렇게 부른 것 같지만, 그만큼 환경에 잘 적응하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저는. 천사같았던 스무살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미간에 주름을 만든 이유를 저는 정확히 압니다. 이는 영문화의 영향이에요. 저도 그래서 미간에 주름을 만들고자 표정을 자주 그리 지었습니다. 이젠 정말 미간에 줄이 생겼지만,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제 생각이 영문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인에게 더 올바른 영어를 알려드리기 위해 전 얼마든 호주나 영국으로 돌아갈 마음이 있습니다. 외롭긴 하겠지만, 이젠 온라인으로 자주 만나는 가족같은 우리 OREX 멤버들과 《영어책》 독자님들이 계신 덕분입니다.




아우레오 배


《영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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