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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를 위한 미래 주방가전

by 어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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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은 가구에서 탄생했다.

LG와 삼성이 세계인의 집안 곳곳을 노리고 있다. TV부터 시작해서 세탁기, 냉장고 같은 것들 말이다. 이런 종류의 가전 제품은 보통 유럽이나 미국 브랜드가 유명하고, 일본과 중국 브랜드가 저가형 시장을 휩쓸었었다. 우리나라 브랜드는 저가형 시장을 타겟으로 했다가 최근에는 프리미엄급도 노리고 있다.

하지만, 프미리엄 가전시장의 경우 유럽 브랜드들이 꽉 잡고 있다. 지금이야 흔한 가전제품을 직접 정의한 브랜드들도 많은데다 특히 주방가전 쪽은 따라가는 게 어렵다. 주방가전의 경우, 각 문화권에 뿌리를 둔 생활환경에 특화되어 있어 각 문화권의 오랫동안 이어져온 감성을 이해하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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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와 삼성에서 주로 만드는 주방가전을 보면 냉장고, 냉동고, 전기쿡탑, 오븐, 전자레인지 등 대부분 다양한 문화권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여기에 생활가전인 세탁기, 건조기, 청소기 등이 인지도가 높다. 우리나라 한정인 김치냉장고가 있고, LG에서 스타일러스나 틔움 같은 독특한 시도를 한다.

LG TV의 경우 OLED 기술을 기반으로 디스플레이 시장에선 독보적이다. 따지고 보면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에서 가전 시장을 선도하는 위치까지 왔다는 것 자체가 기적에 가깝다. 하지만 점유율 면에서 그렇다는 얘기다. 아직까지 프리미엄 가전시장은 전혀 다른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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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가전시장을 보면 독특한 점이 가전과 가구의 경계가 불분명하다는 거다. 그도 그럴 것이 가전제품이 가구에서 탄생했기 때문이다. 초창기 가전제품들을 보면 나무로 만들고, 디자인도 가구와 비슷했다. 이후 가구 제작에 플라스틱과 금속이 사용되면서 가전제품도 동일한 소재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가전제품은 왠지 플라스틱이나 금속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생기기 시작한 시점이다. 하지만 코로나를 겪고 어느새부터인가 가전제품은 가구를 닮아가기 시작한다. 단순히 생활에 필요한 가전제품이 아닌 집안 인테리어와 어울리는 가전제품이 필요해지다보니 전체적으로 심미적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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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제품의 기술은 딱히 새로울 것이 없다. 이젠 단순히 사람의 수고를 덜 수 있다가 아닌 사람의 감성적인 부분까지 닮아가려는 노력을 보인다. 우리나라 말 중에 ‘적당히'라는 말이 있는데, 과하지도 부족하지 않은 최상의 상태를 의미한다. 적당히는 그때그때 달라진다. 이제 가전제품이 ‘적당히'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유럽권의 프리미엄 가전이라는 것들은 오랜 세월이 검증한 심미적 디자인과 언뜻보면 단순한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견고하면서 감성이 그대로 묻어나있어 사용하는 사람들이 편하게끔 연구한다. 하지만 요즘의 가전은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을 하면서 구현해나가고, 겉모습은 가구를 점점 닮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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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오래된 가전 브랜드인 일렉트로룩스에서 제안하는 컨셉인 Adapted는 미래의 1인 가구를 위한 주방가전 허브다. 소형주방가전을 모듈식으로 구현한 것으로 주방 한쪽에 있을 법한 선반과 다양한 주방가전과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가전제품을 하나의 복합가전으로 느껴질 수 있도록 디자인을 했다.

Adapted는 물과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백플레이트에 전기포트, 토스터, 커피메이커, 블렌더, 소형 와인냉장고, 탄산수 제조기, 스피커 등을 마치 레고를 조립하듯 여러 가전제품을 구성할 수 있다. 모든 모듈은 따로 작동하기도 하고 서로 동기화를 통해 모든 제품이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설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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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고장이 나거나 업그레이드된 제품이 나오면 그부분만 교체할 수 있고,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추가 모듈로 구성을 할 수 있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마치 주방 한편에 있는 디자인 가구와 같은 느낌이 난다. 앞서 말한 프리미엄 가전제품과 전체적으로 가구를 닮아가는 가전제품과 비슷해지고 있는 추세다.

일렉트로룩스는 지난 50년 동안 Umeå Institute of Design의 학생들과 꾸준히 협업을 하면서 미래에 있을 법한 가전제품의 다양한 컨셉을 보여주고 있다. 일렉트로룩스 Adapted는 멀지 않은 미래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의 증가도 있겠지만, 다양한 소형주방가전을 한 번에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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