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출시 소식은 아직 없다.
2023년 1월 17일, M2 Pro를 이식한 맥미니와 맥북프로를 조용히 발표하더니만, 그 다음날인 1월 18일 홈팟의 귀환을 예고했다. 2023년 2월 3일부터 미국을 비롯해 유럽과 중국, 일본 등에서 2023년 2월 3일부터 구매가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홈팟은 커녕 홈팟 미니도 판매한 적이 없고, 이번에도 그럴 것 같다.
홈팟은 2017년 WWDC에서 처음 공개되었다. 아이폰6의 AP인 A8을 넣고 1GB RAM, 16GB 내장 메모리를 품은 스마트 스피커였다. 지금이야 애플에 A13을 넣은 모니터도 있어 놀랄 일도 아니지만, 그때 당시에는 이해를 못할 수준이었다. 시리를 사용하는 스피커라고 하지만 오버스펙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홈팟은 음향에 신경을 많이 쓴 제품이다. 애플에서 밀고있는 컴퓨테이셔널 사운드의 시초가 홈팟이라고 할 수 있다. 무려 7개의 트위터와 거대한 우퍼, 그리고 6개의 마이크를 품었다. 아마존 에코나 구글 네스트와 비교하면 크기도 크고, 가격도 비쌀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애플 뮤직만 사용할 수 있어 너무 폐쇄적이다.
블루투스 규격으로 통신을 하지만 블루투스 연결은 안되고 에어플레이만 지원한다. 대신 애플TV와 홈킷 액세서리와 호환은 환상적이고, 홈팟 2대를 스테레오 무선 연결하면 음질이 크게 향상된다. 애플 생태계를 꾸며놓고, 시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홈팟은 최고의 제품이었다. 하지만 2021년에 홈팟은 단종된다.
홈팟 미니가 2020년에 출시하고 1년이 지나고 홈팟은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서 사라졌다. 홈팟 미니가 홈팟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는 의문이다. 홈팟 미니는 애플워치 시리즈 5의 S5 칩셋을 기반으로 1개의 풀레인지 드라이버와 1쌍의 포스 캔슬링 패시브 라디에이터로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홈팟과 비교하면 여러모로 급이 떨어지지만, 조그만 사이즈치고 만들어내는 소리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하지만 비슷한 가격대의 구글 네스트와 비교하면 사운드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아무리 홈팟 미니 여러 개를 사서 연결해서 스테레오나 서라운드 사운드를 만들어도 한계가 뚜렷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021년에 단종된 홈팟은 애플TV로 통합되어 새로운 애플TV가 나온다는 루머가 돌았었다. 하지만 애플은 홈팟 2세대를 아주 조용히 발표했다. 1세대와 비교해서 외관상 변한 건 없는 것 같지만 내부적으로 소소한 변화가 일어났다. 기술이 좋아졌는지 트위터 유닛이 7개에서 5개로, 마이크 유닛도 6개에서 5개로 줄었다.
홈팟 2세대의 가장 큰 변화는 애플워치 시리즈 7에 들어가는 S7 기반이라는 거다. S7은 7nm 공정 1.8Ghz Apple Thunder 2코어 CPU다. 홈팟 1세대의 A8은 20nm 공정 1.5Ghz Apple Typhoon 2코어 CPU와 475Mhz GPU 구성이다. CPU만 비교하면 S7이 A8보다 전성비 및 절대적 성능이 높다.
Thunder 프로세서는 아이폰11 시리즈에 넣은 A13 바이오닉의 효율코어다. A13 바이오닉은 성능 코어 Linghtning 프로세서 2개와 효율 코어 Thunder 프로세서 4개, 총 6코어의 CPU와 4코어 GPU, 8코어 NPU의 구성이다. A13의 효율 담당 프로세서가 A8의 프로세서보다 좋아진 걸 보면 놀라운 발전이다.
2018년에 출시하고 2021년에 단종되었다가, 2023년에 재정비를 하고 5년 만에 2세대로 업데이트 한 홈팟은 폐쇄적인 애플 생태계를 고집하기보다 좀더 유연해진 모습을 보여준다. 사물인터넷 표준 프로토콜 Matter를 지원해 구글, 아마존 등 다양한 제조사의 스마트 홈 관련 기기까지 연동해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홈팟 1세대가 블루투스 연결은 할 수 없고, WiFi 기반의 에어플레이만 지원하는 경험을 기억할 거다. 홈팟 미니도 에어플레이만 지원하기 때문에 태생적인 불편함이 있다. 홈팟 2세대도 동일한 불편한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게다가 아직 시리는 한국어가 불편하다는 게 정설이다. 홈팟은 한국어를 하지 못한다.
애플 제품은 용기로 사는 거라고 했다. 분명 누군가는 홈팟을 직구로 구매할 거다. 이미 홈팟 1세대와 홈팟 미니도 직구로 구매해서 사용하는 용자들이 있다. 애플TV도 그랬다. 홈팟 2세대 또한 사과 농장 꾸미기가 취미라면 최고의 선택이다. 물론, 홈팟과 즐거운 스마트홈을 만들려면 영어 공부를 해야할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