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자주 이용하는 나는, 그래서 막차 시간에 쫒기기도 한다.
그날도 거의 막차를 타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환승역에서 내려 나의 집으로 가는 지하철을 타려고 사람들의 흐름을 따라 걷고 있는데,
갑자이 뒤에서부터 ‘후다다닥!’ 하고 두 명의 젊은 남자가 뛰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아, 열차가 들어오는구나.'
뒤돌아 볼 것도 없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본능적으로 나도 뛰었다.
너무나 열심히 뛰었다.
지하철은 이미 승강장에 들어와 승객들을 쏟아내고 있었고
출입문이 닫히려는 찰나였다.
나는 더욱 빨리 달렸고, 닫히는 문 사이로 나의 몸은 마치 빨려 들어가듯 열차 안으로 들어갔다.
안착이다.
와우! 그것은 아주 놀라운 몸놀림이었다. 나 스스로조차도 믿기 어려운 순발력이었다.
몇 년 전, 티비에서 매우 훈련된 특수부대대원들이 민간인이 납치되어 있는 현장을 급습하는 장면을 보여 준 적이 있다. 러시아 사람들로 기억하는데 너무나 순식간에 건물(?) 유리창을 깨고 그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은 거의 사람이 아니었다, 아주 날쌘 동물같았다. 그 몸놀림은 나에게 매우 충격적인 모습이었고, 강한 인상을 남겼었다.
그 장면이 떠오르며 나도 왠지 그들만큼이나 재빨랐다는 기분이 들었다.
닫힌 출입문의 창문너머로 그제야 승차장으로 두 남자가 뛰어 들어온다.
숨을 헐떡거리며 이미 닫힌 지하철 때문에 멈춰 선 그들 중 한 사람은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봤다.
숨도 고르지 못한 채, ‘매우 놀랍다, 대단하다’ 뭐 그런 표정과 약간의 장난스러움으로
그는 나에게 엄지를 척 들어 보였다.
나는 웃음이 났지만 꾹 참고 아주 여유로운 표정으로 별 거 아니라는 듯이 고개를 살짝 기울여 화답했다.
열차는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는 열차의 움직임을 따라가며 나를 향해 계속 엄지척을 하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부하군인이 상관군인에게 끝까지 경례를 하는 모습같았다.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런데, 대체 이게 뭐라고 이렇게 뿌듯한지. 하하.
오래 전 이야기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