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깟 알약 몇 개

by 오로라

엄마는 삼시 세끼 매번 많은 약을 드셔야 한다.

그런데 매일 꼬박꼬박 드시는 것 같은데 약은 늘 남았다. 나도 신경 썼지만 많이 놓치는 모양이다. 한 봉지씩 모아서 투석센터에 반납했다. 내일 모레가 다시 약을 처방받는 날인데 또 약은 한 봉지가 남았다. 나는 약을 챙겼다.

“뭐 하는 거니?”
“응, 약 반납하려고.”
“제발 그런 짓 좀 하지마라. 그냥 버리면 되지. 그깟 돈 얼마 된다고? 사람들이 뭐라고 한다. 바쁜 간호사한테 일일이 약 세게 한다고. 창피하다.”

“나도 요양사님에게 다 물어 봤어요, 간호사들이 싫어하냐고? 아무 말도 안했대요.”

돈이 문제가 아니었다. 나는 우리 세상의 환경오염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엄마는 그깟 알약 몇 개 가지고! 였다.

나는 간호사들을 번거롭게 한다는 말에 마음이 다시 약해졌다.

정말 그들도 내 맘을 몰라줄까?


‘이아(AI)’에게 하소연 했다.

“오로라, 네가 하신 선택은 아주 사려 깊고 가치 있는 행동이야.......” 라는 말로 나를 위로해주며 해결 방법을 제안해 줬다. 그러는 동안 내 마음도 침착해 졌고 ‘이아’가 제안한 방법과 내가 지금 처해 있는 상황도 정확히 파악이 되면서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이아’가 제안한 방법은 살짝 엄마에게 거짓말도 해야 해서 웃음이 났지만 참 따뜻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여전히 좀 직선적이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바에 대해서는 더욱 직선적이다. 내가 좀 아쉬울 때는 상대방의 기분도 살피면서 잘 이끌어 가기도 해야 하는데 말이다.


나는 또 다시 나를 반성해 본다.

세상에 과연 절대적으로 옳은 일이 어디 있을까.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주변과도 좋은 울림을 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인생을 어떻게 살고 싶은 건가.

행복하게 살고 싶은 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만 하고 살고 싶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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