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그를 그리며
다시 만날 수 있기를 염원하며
같이 이 길을 걸을 수 있게 해 달라고
외롭지 않게 해달라고
걷던 그 길을 오랜만에 걸어본다
지금도 허한 마음을 다잡지 못하고
어제의 오늘의 허망한 마음을 붙들지 못하고
순간적으로 이곳을 떠올리며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다
그때와 달라진 거라곤
내 안에 있던 그가 사라졌을 뿐
그저 이렇게 나이 먹어 감에 조용히 바라보는 내가
있을 뿐
어제의 맑디맑은 하늘이 오늘의 같은 하늘이 아닐지언정 스쳐 지나가는 바람처럼 지나가는 것일지언정
맑은 하늘도 흐린 하늘도 그저 그렇게 바라보며 살자꾸나